국민대 이혜경 교수. PAAHE 수잔나 박 대표
미국판 한국 역사 교과서 왜곡 논란을 빚었던 ‘요코 이야기’의 대안도서로 떠오르고 있는 ‘제시의 일기’<본보 2월5일자 A2면>가 한인들의 손으로 영어 뮤지컬로 제작돼 뉴욕 무대에 올려진다.
뮤지컬 제작을 최초로 구상한 인물은 한국의 국민대학 공연예술학부 이혜경 교수다. 2005년 ‘제시의 일기’를 처음 책으로 접했을 때부터 뮤지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고 우연한 기회에 3년 전부터 미국에서 ‘요코 이야기’ 퇴출운동을 펼치고 있던 ‘올바른 아시안 역사교육을 위한 학부모회(PAAHE·파헤)’의 수잔나 박 대표를 만나면서 보다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20일 본보를 방문한 이 교수와 박 대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긍정적으로 세계에 알리는데 ‘제시의 일기’만큼 훌륭한 작품이 없다는 확고한 판단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간 전개된 ‘요코 이야기’ 퇴출운동이 상대(일본)를 깎아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한국에 대해 자칫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반면, 한국판 안네의 일기라 할 수 있는 ‘제시의 일기’는 어두웠던 한국의 역사를 올바로 조명해 한국의 좋은 면을 부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담고 있어 예술적인 부분은 물론, 학문적 및 교육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특히 당시 국제적 도시였던 상해에서 제시의 출생 장면 하나에도 전 세계인들이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을 통해 글로벌한 시각을 갖고 선구자적인 삶을 살았던 선조들의 삶을 살펴보면서 과연 재외동포들이 감당해야 할 역사적 소명은 무엇인지 다 함께 고민하는 기회로도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뮤지컬은 빠르면 2010년 하반기에는 첫 선을 보이겠다는 목표로 연극학 박사 출신이자 연극평론가인 이 교수가 시나리오 작업을 포함, 예술적인 부분을 총괄 책임지고, 박 대표는 뮤지컬 제작에 필요한 기금과 홍보 등을 전담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제시의 일기’를 쓴 독립운동가 양우조·최선화 부부의 외손녀 김현주(샌프란시스코 거주)씨가 현재 준비 중인 영문판 ‘제시의 일기’도 출간할 계획이다.
이 교수와 박 대표는 “우리의 역사를 예술적으로 새롭게 조명한다는 차원에서 ‘제시의 일기’ 뮤지컬 제작은 무척 의미 있다. 특히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고 역사의식을 지닌 재능 있는 한인 1.5·2세 예술인들을 발굴해 이들이 한인/한국인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기대 또한 크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제시의 일기’가 뮤지컬로 올려진다면 한국에 사는 한국인에게도 커다란 자극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며 한인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한국판 안네의 일기인 ‘제시의 일기’의 영어 뮤지컬 제작을 준비 중인 국민대학 이혜경(오른쪽) 교수와 파헤(PAAHE)의 수잔나 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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