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불황 한인업계 진단 IV-뷰티서플라이

2009-02-19 (목) 12:00:00
크게 작게

▶ “제살깎기식 과당경쟁 자제해야”

전문화. 대형화 등 대안 강구 시급

필라델피아 지역 뷰티서플라이는 잡화 등을 파는 디스카운트 스토어의 케미컬 부분(흑인들 머리에 관계된 릴랙서를 비롯한 상품들)과 한때 한인들의 효자업종이었던 가발가게가 결합하여 한인들만의 독점적 업종을 탄생시켰다.특히 흑인들 사이에 헤어 익스텐션에 대한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뷰티서플라이 업계는 그야말로 황금기를 구가했다.

뷰티서플라이 업계가 이렇게 한인들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생산과 공급, 그리고 소매에 이르기까지 전 라인이 한인들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이렇게 호황을 누리던 뷰티서플라이업계도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뷰티 서플라이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첫째는 원모의 부족으로 인한 원가상승으로 인해 모발제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는데 있다. 이러한 인상의 폭이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소매가격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어 이윤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또한 원모 가격의 상승으로 말미암아 질이 떨어지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헤어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가져오게 한 것도 불황의 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불황의 두 번째 요인으로는 한인들끼리의 과당경쟁을 꼽을 수 있다.
브로드 스트릿에서 10여 년이 넘게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해 온 김모씨는 예전에만 해도 뷰티서플라이 가게 하나가 자동차로 15분에서 30분 거리까지 커버를 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장사가 좀 된다고 소문만 나면 5분은커녕 바로 눈앞에 치고 들어오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이러한 과당경쟁은 한인들이 할 수 있는 업종이 제한적이고 비교적 뷰티서플라이가 수익성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더욱 심해졌다.결국 한인들끼리의 과당경쟁은 가격의 경쟁으로 이어졌고 결국 하나의 피자조각을 여럿이 나누어 먹는 꼴이 되고 말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부 5가 선상에만 약 6개의 뷰티서플라이 업소가 밀집해 있고 가게마다 Buy One, Get One Free! 광고를 내세우고 있으며 한 블록에 이미 3개의 뷰티서플라이가 있는 필라델피아 남쪽 포인트브리지 상가 지역에 한 업소 맞은편에 한 한인이 또 다시 가게를 오픈하는 등 결국 한인들끼리의 과당경쟁이 뷰티업계 불황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남부지방에서 한인 뷰티업계를 초토화 시켰다는 아랍계 뷰티업계가 작년 필라델피아에 문을 여는 등 한인들만의 전유물이라는 공식도 깨져가고 있다.

이러한 불황을 타파하기 위해 뷰티업계는 전문화와 대형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머리 제품에 치우쳤던 가게의 상품을 전반적인 뷰티품목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상품들로 뷰티에 관한한 원스톱 샤핑이 가능하게 하자는 의견이다.이에 대해 남부 뉴저지 지역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최모씨는 이제 한인들끼리의 경쟁을 자제해야 하며 또한 기존의 뷰티업소들도 더욱 전문적인 시스템과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며 단지 물건을 가져다 파는 것에서 벗어나 가게 안에 미용실 설치나 헤어전문가 등을 고용하여 타 업소들과 차별화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방법을 제시했다.
HSPACE=5

한 블럭 안에 4개의 한인운영 헤어관련 스토어가 밀집되어 있는 포인트 브리지 상가전경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