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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칼럼/ 아브라함 링컨의 독학

2009-02-14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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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2009년) 2월 12일은 아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 탄생 2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지금까지 링컨에 관한 책이 15,000권이 출간되었고 금년에 또 50여 권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그가 얼마나 위대한 인물이었는가 가히 짐작할 만하다.

링컨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미국 전역에서 링컨 제대로 알기 운동이 여기저기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정작 링컨의 위대성이 어디서부터 싹이 트고 자라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고 축하 행사 만 만발하여 그 진정한 의미가 퇴색되는 듯하다. 나는 최근 그의 자서전을 10여권 읽었다. 그리고 얻은 중요한 사실 하나가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의 폭넓은 지식과 고매한 인격 그리고 그의 위대한 포용 리더십의 사상적 토대가 그의 독학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 사실에 큰 관심과 끌림을 받았다. 그래서 이 지면을 통하여 링컨이 경험한 독학의 범위와 내용을 함께 나누면서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에게 도움과 함께 도전을 주고 싶다.

링컨이 독학을 통하여 성장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링컨의 가정이 가난한 탓도 있었겠지만 링컨의 아버지 토마스(Thomas)가 도무지 자녀 교육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링컨이 초등학교에 다닌 기간은 통털어 6개월에서 1년이 고작이다. 그런데 나중에 링컨이 회상한 바로는 자신이 정규 교육에 얽매이지 않고 집에서 폭넓고 종합적인 방법으로 독학 한 것이 결과적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었다고 술회했다. 링컨처럼 독학을 통하여 자기 학습에 성공한 케이스는 얼마든지 많다. 가장 유명한 사람이 에디슨이다. 그는 열등하다는 이유로 초등학교에서 쫓겨난 문제아였다. 그래서 에디슨은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집에서 독학을 했는데 “나는 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을 채우기 위해 무섭게 책을
읽었는데 디트로이트 도서관의 장서들을 A열부터 읽기 시작하여 끝까지 다 읽었다”라고 회고 했다. 말하자면 그는 소문 그대로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도서관을 읽었던 것이다.


독학의 천재들은 링컨과 에디슨뿐만이 아니다. 아인슈타인, 버지니아 울프, 도스토예프스키, 신화학의 아버지 조셉 켐벨, 월트 디즈니, 빌 게이트 등은 모두가 무서운 독서광이고 독학의 천재들이었다. 그러면 링컨은 과연 무슨 책들을 읽으면서 자기만의 창조적인 독학의 길을 열어나갔을까? 그가 평생 동안 가장 열심히 읽은 책은 킹 제임스 성경이다. 그는 특히 시편을 좋아해서 늘 암송하였고, 변호사 시절에는 법정에서 자유자재로 성경을 인용한 것으로 유명하다.그 다음에 그가 애독했던 책은 존 번연의 ‘천로역정’, ‘이솝우화’, 다니엘 디포우의 ‘로빈슨 크루소’, 파슨 윔의 ‘조지 워싱턴 전기’, 셰익스피어의 작품, 윌리엄 스콧의 ‘웅변술 교과서’, 노아 웹스터의 ‘철자법 사전’, 커크햄의 ‘영문법’, 그림쇼의 ‘미국사’와 여러 권의 법률 서적들 이다. 그는 특히 찬송가를 좋아해서 듀푸이가 편집한 찬송가 가사를 늘 암송하면서 지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책을 한번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나오면 그 문장을 종이에 옮겨 적어놓고 늘 암송하는 습관을 가졌다. 만일 종이가 없으면 나무판자에 적어놓았다가 나중에 종이에 옮겨 놓고 부지런히 외워서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다. 링컨은 그의 나이 20살이 되던 해에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인디애나 주에서 일리노이 주의 뉴세일럼으로 옮겨 갔다. 젊은 링컨은 그곳에서 생활을 위해 뱃사공, 상점 점원, 장사꾼, 측량 기사, 우체국 직원의 일을 전전하면서 열심히 법률 서적을 빌려다 독학을 했다. 피곤한 긴 하루를 보내고 나서도 밤늦도록 책을 읽는 부지런한 독학의 습관을 갖게 된 것은 그가 뚜렷한 목적의식과 꿈을 가졌기 때문이다.

윌리엄 슈어드, 새먼 체이스, 에드워드 베이츠 이 세 사람은 링컨의 유명한 정치적 경쟁자들이었다. 그러나 세 경쟁자들 중에서 링컨만큼 어려운 역경을 거치면서 독학의 길을 걸어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 힘든 독학의 과정이 링컨을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도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나님, 미국 땅에 살고 있는 우리 자녀들 가운데에서도 링컨과 같은 역사적 인물이 나오게 하옵소서.

김창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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