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져라

2009-02-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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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벤토 3호점이 있는 곳은 중상류 백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그곳에 처음 개업을 하고 나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비록 처음에는 한국인 손님들이 자주 찾아주어서 힘들게 운영을 할 수는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주류 백인손님들을 단골로 잡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살아남기가 힘들었다. 우리는 지역 신문에 광고도 내보고 근처에 우편광고도 해보았지만 기대한 만큼의 소득을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일단 우리 가게에 와서 음식을 먹어본 백인손님들은 싸면서도 음식의 질이 뛰어난 것에 감탄을 하면서 많은 수가 단골이 되었다.

나는 우선 동네 장사인 만큼 지역사회와 근처 고등학교의 행사에 조금씩 기부를 하면서 우리 가게를 알리기 시작했다. 우선은 학교 신문에 광고를 실었고 지역봉사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에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였다. 또한 지역 소방관들이 오면 항상 서비스 음식을 덤으로 주어서 더 많은 소방관들이 오도록 했다. 물론 그런 기부를 하자마자 매상이 갑자기 오른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런 행사에 참여를 하고 나서부터 지역 백인들 사이에서 와우 벤토는 그 이름이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루는 우리가 기부를 한 지역 학부형회 임원이 우리 가게에 왔다. 그 학부형은 건강식인 우리 음식을 너무나 좋아했고 그 후로 우리 가게의 홍보대사가 된 것처럼 다른 손님들을 많이 소개시켜 주었다. 나는 요즘도 새로 오는 손님들에게 우리 가게를 어떻게 알고 왔는가 하고 여쭤본다. 그러면 대다수는 이웃의 소개로 또는 친구의 말을 듣고 왔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 가게를 열렬히 소개해 주는 손님들의 대다수는 우리가 지역사회의 행사에 참여하면서 연결된 손님들이었다.

지난해부터 이 칼럼을 쓴 후 나는 음식장사를 하는 많은 사장님들을 만났다. 그 중 백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분들 중 상당수가 갈수록 매상이 떨어진다고 하소연을 했다. 특히 가게를 매입할 때보다 매상이 급격하게 떨어졌다고 말한 사장님도 있었다. 물론 그 원인은 불경기의 탓도 있겠지만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한 가지 이유라고 생각되었다. 백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에서 잘 되는 식당을 가보면 그 대다수가 지역사회에 기부를 했던 기록이나 아니면 행사에 참여한 사진을 가게의 중앙에 진열해 놓는다. 그것은 손님들에게 얻은 이익을 다시 나눈다는 것을 보여주고, 손님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 내가 만난 한국인 사장님들은 더 많은 이익을 얻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지역사회 주민들과 한인 사업체 간의 유대관계는 소원한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이런 불경기에 기부할 돈이 어디 있어요?’라고 말하는 사장님도 있었다. 참으로 경기가 안 좋은데 다른 사람을 되돌아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기부를 사칭해 사기를 치려 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한다는 마음으로 지혜롭게 기부를 하고 도움을 준다면 그것에 대한 대가는 꼭 올 것이다. 또한 그것은 곧 주류사회에서 성공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것이 핵심!!

1. 지역사회에서 돈만 벌어 나가는 사업체라는 인식을 주면 안 된다.
2. 지역사회와 소통하려는 노력은 장기적으로 우리가게의 이미지를 좋게 만든다.
3. 더 큰 이익을 위해서 때로는 나누고 베풀 줄도 알아야 한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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