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에서 한인들이 운영하는 미국인 상대 음식 가게는 크게 나누어 4가지로 구별 되어 왔다.첫째는 델리가게, 둘째는 튀김가게, 셋째는 도넛가게, 넷째가 바로 아침과 점심을 파는 Breakfast & Lunch 가게다.
이들 중에서 던킨도넛을 중심으로 한 도넛가게는 1990년 대 중반을 기점으로 인도계 이민자들에게 넘어가기 시작했고 주로 흑인지역에 밀집되어 있던 튀김가게는 열악한 주변 환경과 저녁 늦게까지 문을 열어야 하는 근무조건으로 말미암아 범죄의 표적이 되는 등 여러 가지 열악한 상황이 겹치면서 그 수가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필라델피아 한인운영 업소 중 가장 효자업종으로 뽑혔던 스톱 앤드 고로 대표되는 ‘비어 앤드 델리’ 업종도 한때 1백여 업소에 달하던 한인 운영업소가 이제는 30~40업소만 남고 모두 중국계 이민자들에게 넘어간 상태고 그나마 델리를 포기하고 맥주만 파는 업소도 많은 형편이다.
한편 그로서리와 튀김가게 양편으로 분산 되어 있던 델리업종은 최근 들어 다운타운으로 진출하는 한인들이 늘어나면서 델리에 더욱 중심을 두는 업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다운타운에 진출한 한인들은 간단한 그로서리와 함께 델리부분을 강화하여 매상에 큰 도움을 얻고 있다.다운타운에 진출한 델리업종으로 한인들이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들이 돌자 많은 한인들이 다운타운으로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필라델피아 인근의 가장 대표적인 24시간 체인스토어인 ‘와와’가 다운타운의 가게들을 정리하면서 이를 인수한 한인들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이는 흑인지역을 벗어나서는 힘들 것이라는 인식을 깨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백인 지역으로의 비즈니스 지역을 넓혀가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이렇게 미국인을 상대하던 요식업은 주로 흑인들을 상대하던 초창기 모습에서 탈피하여 다운타운 및 백인 주거지역으로 확산 되면서 나름대로의 변화를 꾀했다고 볼 수 있으나 한때 3백여 개에 달하던 한인들의 대표업종인 튀김업종은 이제 그 수가 채 1백 개에도 못 미칠 정도로 쇠락하고 말았다.이렇게 한인들 운영의 요식업이 부침을 겪는 중에도 꾸준하게 성장해온 업종이 바로 ‘Breakfast & Lunch’ 업종이다.
’Breakfast & Lunch’는 한인운영의 가게가 그다지 많지 않은 편에 속하였으나 안정적인 매상과 높은 이윤 등으로 꾸준하게 그 수가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10여 년 전만해도 6~70여개 밖에 되지 않던 ‘Breakfast & Lunch’가게는 지금은 약 15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흑인지역과 백인지역을 가리지 않고 상가지역이면 한인 운영의 가게가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업종으로 자리 잡은 ‘Breakfast & Lunch’ 가게도 도전에 직면해 있다.
매상이 전만 못하다고 말하는 필라델피아 남부지역에서 6년 ‘Breakfast & Lunch’을 운영해오고 있는 최모씨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전체적으로 약 20~30% 가량 매상이 줄었다면서 아무래도 불경기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5가 지역에서 ‘Breakfast & Lunch’를 하고 있는 이모씨는 사람들이 음식을 먹는 시간이 점점 더 늦어지고 있다며 이른 아침에 아침을 먹던 사람이 10시가 넘어 브런치를 먹게 되고 테이블에서 먹던 사람들이 팁을 아끼려고 테이크아웃 해서 먹는 등 불황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아침에 일을 나가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 아침 일찍 식당을 찾을 이유가 없어지는 등 변화가 오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처럼 요식업도 불황을 맞아 부침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도매상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이제는 한인들이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시장 공략에 나서야 된다며 과거 흑인지역에 밀집 되어 있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본인이 직접 쿡을 할 필요가 없이 요리사를 고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백인지역 등 타 지역으로 비즈니스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 뒤 한인들끼리 체인스토어 등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5가 지역에 위치한 한 ‘Breakfast & Lunch’ 가게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