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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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교육은 무엇으로 되어지나

2009-0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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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유스&패밀리 포커스 대표)

자녀 교육은 부모의 의무이자 권리 그리고 최대의 관심사이다. 여기에서의 교육은 학문적, 정신적, 정서적인 모든 부분을 포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의 하소연을 들을 때마다 또 자녀들과의 팽팽한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는 부모들을 만날 때마다 자녀 교육이 무엇으로 되어지는지 잘 알지 못하고 있는 분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세상에 자녀들을 잘못 인도하거나 잘못 가르치는 부모는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바르게 가르치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그 가르침을 받는 자녀들의 결과는 부모의 기대와 의도와는 전혀 다른, 오히려 반항적으로 엇나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내가 만난 한 어머니는 자식이 두각을 나타내며 우수한 면을 보여줘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자신의 전 삶을 걸고 기러기 엄마로 와서 그야말로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하며 온갖 정성과 열성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곧잘 해내주고 있던 아이가 학교 공부는 뒷전이며 학생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는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켜 공부를 포기하는 상태가 되어버려 부모는 망연자실이다.


다른 경우는 자녀에게 무리한 기대를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공부는 뒷전이며 부모에게 거짓말을 반복하며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며 걱정을 끼치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이밖에도 이러한 비슷한 경우는 너무나 많이 있다. 부모의 바램과 달리 아이들이 마치 청개구리처럼 그리고 이유없는 반항아처럼 엇나가는 경우들이 많다. 이러한 경우는 사춘기니까 하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범주를 뛰어 넘어 문제가 있는 경우들이다. 이렇게 유스앤드패밀리 포커스에 들어오는 자녀교육에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가정을 보면 공통적인 것들이 하나 있다.

바로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감동’이 빠져있는 것이다. 감동이 빠져있는 교육은 부모들의 기대와 요구에 마지못해 아이들이 어느 시기까지는 행동으로는 순종해서 부모를 따라가 주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들이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기를 작정해 버리는 것이다. 즉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유는 자신의 마음이 따라가 주지 않는 것이다. 머리로서는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고 왜 부모가 요구하는지 이해하지만 마음이 그것을 따라가고 싶지 않은 순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즉, 감동이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가르침이나 교육은 감동이 빠지면 끝까지 해낼 수 있는 힘이 없어지게 되는데, 그래서 교육은 감동이다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머리로서는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을 아는데 감동이 없어 마음이 그걸 따라가 주지 못하는 당사자인 우리 자녀들은 얼마나 괴로울까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감동이 없어 억지로 노력해야하는 그들의 고통과 어려움은 한계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부모가 날 위해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는 것은 아는데 그 공부는 정말 하기 싫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내가 해야지! 라고 결심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부모의 진실한 사랑의 표현으로 자녀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때 작동되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나 하고 싶고 친구들과 놀고만 싶고 공부는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날 사랑하고 아끼는 엄마 아빠 때문에라도,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엄마 아빠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나를 이기고 공부를 해야지라고 그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순간이 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감동’이 있는냐 없느냐의 차이이다.

이는 비단 학업에서만이 아니다. 도덕, 윤리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주 우수한 많은 청소년들에게 너는 공부가 그렇게 재미있니?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게? 라는 질문을 하면 극소수를 빼고 대부분이 공부가 하고 싶고, 공부가 재미있는 사람이 어디있어요라며 엄마 아빠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지요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게 된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은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깔려있는 것을 보게 된다. 다시 말해 부모의 진실한 사랑이 아이들에게 바르게 표현되고 전달되어 감동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행동을 만들어내기 때문인 것이다.

다시 말해 감동이 없는 교육은 언제 어떻게 바닥을 드러낼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왜, 우리 아이가 갑자기 저러는지 모르겠어요하며 후회하는 부모는 되지 않는 것이다. 자녀를 사랑으로 감동시키자! 그러나 꼭 기억하자. 그 사랑은 무조건 퍼부어주는 사랑이 아니라 자녀의 인격의 성숙과 성장의 목적을 가진 이성적인 사랑이지 감정의 놀음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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