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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기회 놓친 자녀교육 돈으로 살 수 없다

2009-01-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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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탁 CCB교육재단 원장

지나간 자녀교육의 기회는 결코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 교육이든 아니든 자녀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온 가정이 파탄에 접어들고 부부싸움이 잦아지면서 가정환경이 싫어진 사춘기 자녀들이 집을 뛰쳐나간다. 노래방이나 게임방으로, 친구 집에서 잠자고 청소년 문제아로 변하게 된다. 이러한 가정에 자녀들이 어떻게 희망을 갖고 공부할 수 있겠는가?

이민의 결실이 무엇일까? 자녀 교육 뒷바라지를 잘해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또한 가정을 행복하게 잘 이끌어 갈 때 이민의 결실이 이루어진다. 아무튼 자녀교육의 모든 문제는 바로 부모에게 달려있다. 어떤 부모는 ‘뭘 새삼스럽게…… 차라리 다음에 언제 분위기 봐서 하도록 하지’ 라고 뒤로 미루고 잊어버린다. 어떤 부모는 ‘글쎄요. 밤낮 바쁘다 보니 가족회의 같은 것을 할 만한 그런 적당한 시간이 막상 없어요.

정말 그럴까? 자존심 상하는 말인지는 몰라도 교육 전문가로서 한마디 하고 싶다. 그런 가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자녀들만 집에 두고 계모임이나 교회 모임, 아니면 친구들과 돈내기 골프에 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
어떤 부모는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가 스스로 알아서 자신의 일을 처리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부모 자신도 모르게 있기 때문에 자녀들이 알아서 하도록 자녀들에게 맡겨버린다. 그러나 부모가 생각하는 것처럼 자녀들이 알아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요즘 자녀들은 부모가 집에 없는 시간을 이용해 심심하다 보면 컴퓨터 인터넷으로 들어가 친구들과 채팅을 하게 되고 나아가 성인 사이트에 들어가 생각 이외의 문제로 깊이 빠지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되는 것은 결국 99.9%가 부모의 잘못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우스운 일은 부모 자신의 책임을 자신도 모르게 자녀에게 돌리게 된다. 즉, ‘우리 아이가 친구를 잘못 사귀어 이렇게 되었다’라고 대부분의 부모들은 말한다.

왜 많은 부모들이 자기 자녀들을 제때 돌보지 못할까, 아니면 하지 않는 것일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업의 욕심, 돈에 대한 욕심 그래서 역시 가게를 성장시키고 하루하루 일에 얽매여 바쁘게 뛰다 보면 자녀교육에 신경을 미처 쓰지 못하게 되고 다만 마음 속에서만 요행을 기다리는 지도 모른다. 그저 자녀들이 알아서 잘해주기를 믿고 바라며 ‘조금만 기다려다오. 잠깐이면 돼. 가게 하나만 더 세워놓고 내가 너희들을 돌봐 줄게’라고.... 이렇게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이미 교육의 기회는 지나가게 되고 자녀들은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다 커 버리게 된다.

지금 이 시간 우리 부모들은 그렇지 않은가? 자녀들의 성장 시기에서 사춘기는 대개 8학년에서 12학년 때에 찾아온다. 이 사춘기 때가 위험하다. 부모는 이 시기를 현명하게 처리해야 한다.한인사회의 모든 부모들은 자녀들이 미국의 훌륭한 교육제도 안에서 잘 교육받아 미래 21세기의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꿈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꿈은 실제로 그저 마음만 그렇게 원할 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교육전문가와 상담을 해보거나 필요한 곳에 찾아가 알아보거나 아니면 온 식구가 함께 모여 가족회의라도 한번 해보는 경우가 정말 드물다.

부모의 적극적인 교육 뒷바라지로 우리 자녀들은 책도 많이 읽어야 하고, 좋은 학교에도 입학해야 하고, 장학금도 많이 받아 부모의 학비부담도 줄이고 밖에 나가 많은 친구들과 건설적으로 만나 훌륭한 리더십도 배워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부모들은 ‘뭐, 잘 되겠지……’라고 하는 안일한 생각 하나 때문에 결국은 자기자녀가 사회에 큰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다. 이는 첫째 가정의 손실이고, 둘째 조국의 손실, 나아가 세계적 손실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자녀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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