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사회 뿌리 튼실하게 키웠다”

2008-12-2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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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유순 한인장학재단 전(前)이사장-연아 마틴 연방상원의원

▶ ∎본보가 뽑은 한인커뮤니티 올해 인물

다사다난했던 2008년이 저물고 있다. 본보는 올해 한인 커뮤니티의 활동상황을 뒤돌아보면서 한인사회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데 크게 일조한 오유순 한인장학재단 전(前)이사장과 연아 마틴 연방상원의원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 특별인터뷰를 가졌다. <편집자주>

“동포들에 감사…노인 위하는 일 고심 중”

=오 이사장께서는 이달 말로 이사장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지만 지난 10월 초 시상식을 끝으로 사실상 이사장 직함을 내려놓았는데 소감은.
‣무엇보다 먼저 그동안 장학재단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준 동포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은 그동안 후원자들에게 세금 영수증, 감사편지, 연하장 등을 보내고 또 후원약속을 해주었는데 아직 후원금을 주지 않은 후원자를 찾아서 후원금을 부탁하는 일, 장학재단에 들어온 청구서에 체크 보내는 일 등 마무리 작업과 2009년도부터 이사장직을 맡은 김효신 이사장께 인수인계 준비 등 그런대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사실 그동안 이사장직을 맡을 인사들을 백방으로 찾아 부탁드려 보았지만 모두들 바쁘다고 사양을 하는 바람에 해마다 미루어 와서 막중한 책임을 부족한 제가 너무 오래 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욱이 우리 한인미래사회를 위해 장학재단을 크게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항상 있었는데 마침 김효신 박사와 같이 든든한 분이 이사장직을 맡아 준다 해서 너무 마음 홀가분하고 자유스러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사장직에 재임하는 동안 장학재단을 튼실한 나무로 키워놓았다는 평이 많다. 언제부터 장학재단에 참여하게 됐는지.
‣2000년도 5월부터 한인장학재단이사로 영입되었고 이사장직은 2002년도부터 맡아서 중간에 1년 빼고 계속 했다. 제가 장학재단을 키웠다기보다 동포사회여러분께서 우리 자녀들을 위해 모두 힘을 합해서 오늘의 장학재단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이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장학재단은 어떻게 성장했나. 그리고 장학금 지급 총 액수는.
‣처음 이사장직을 맡고는 한인장학재단을 동포사회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2002년 6월 22일에 가수 조영남을 초청해서 자선음악회를 개최했다. 그 덕분에 6만여 달러의 수익금을 얻게 되었고 무엇보다 한인 동포사회에 장학재단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에 308명의 학생들에게 349,900 달러의 장학금이 지급되었고 현재 장학재단 은행에 30만 달러 정도의 잔고가 있다. 이 모두 장학재단 이사들의 헌신적인 수고와 동포 사회 여러분, 그리고 단체들, 사업체들이 모두 힘을 합쳐 우리 한인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 후원해주신 덕분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분들 모두 제 머리 속에 오래오래 남아 있을 것 같다.
=특별히 감사하고 싶은 후원자나 단체가 있다면.
‣앞서 말했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 특히 HSBC은행에서 해마다 2만 달러의 후원을 해주었고 한국 송천재단은 해마나 6000 달러를 고국에서 송금해주었다. 그리고 주 밴쿠버 총영사관과 동포사회 각 동문회, 각 사업체와 단체 그리고 캐나다주류사회 국회의원들, 시의원들, 변호사 일일이 다 말할 없이 많은 분들이 정말 너그러운 마음으로 우리 자녀들을 위해 후원해주었다. 정말 마음을 다해 감사드리고 싶다.
=잘해도 뒷말이 많은데 그동안 뒷말 없이 장학재단을 잘 이끌어 왔다는 평이 많다. 선임 이사장으로서 후임 김 이사장이 잘 할 수 있도록 한인사회에 협조 내지 당부의 말이 있다면.
‣사실 한인장학재단은 동포여러분 모두의 것이니 만큼 여러 가지 다른 의견들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장학재단을 사랑해서 해주는 의견들로 받아들이고 장학재단 이사회에서 그 의견을 심사숙고해서 좋은 의견일 경우 최선의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노력했다. 앞으로도 동포여러분들이 김 이사장을 위해서도 더욱 많이 후원해주고 사랑해 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 그리고 동포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과 행복이 넘치는 해가 되기를 간절히 빌어마지 않는다.
=장학재단이 앞으로 어떤 기관으로 성장하길 희망하나.
‣아직까지는 장학재단 정관상 모금된 자금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만 도와줄 수 있어서 좀 아쉬웠는데, 앞으로는 캐나다정부로부터 지도자양성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 우리 자녀들이 이곳 캐나다 사회에서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이 땅에서 당당하고 늠름한 주인으로 주류사회에서 크게 봉사할 수 있을 때까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계속 도와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현재 장학생들 모임이 시작되었다. 이 모임이 장학생뿐 아니라 한인2세들 모두의 모임으로 더 활성화되어 서로 인맥을 형성하여 서로 도우며 캐나다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한인장학재단이 정신적으로, 재정적으로 그 뒷받침이 되는 기관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우리 한인2세들이 주류사회에서 크게 활동할 수 있도록 준비시킬 수 있는 정치 인턴쉽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장학재단에서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와 관련해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이렇다할 계획이라기보다 한가지 하고 싶은 일은 노인들을 위한 복지기관, 양노원 등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안연용 기자 report02@koreatimes.com

‥취재 뒷얘기‥
오 전이사장과의 인터뷰는 연아 마틴 씨가 상원의원으로 지명됐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한인 사회 핫이슈로 온 종일 인구에 회자되던 지난 22일 가졌다. 오 전이사장은 “우리의 딸 연아 마틴이 상원의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니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오더군요”라는 말로 인터뷰에 앞서 첫 인사를 했다. 오 전이사장은 “우리 한인동포사회가 하나로 뭉쳐서 해낸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한인 독거노인들이 기거할 양로원이 꼭 필요한데…”라는 나지막한 목소리에서 한인 동포들의 저력을 또 한 번 기대하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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