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LPGA 전경기 출전권을 획득한 안젤라 오(오른쪽)와 아버지 오춘석씨
필라 한인 출신 최초...내년 미셸 위와 승부 겨뤄
필라가 낳은 골프선수 안젤라 오(20)가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 LPGA인터내셔널 골프장 챔피언스 코스에서 열린 미 여자프로골프(LPGA) 퀄리파잉스쿨 최종라운드에 통과, 2009년 LPGA 전경기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로써 안젤라 오는 내년 LPGA 투어 대회에서 한국산 ‘지존’ 신지애, ‘천재골퍼’ 미셸위와 승부를 벌이게 됐다. LPGA 전 경기 출전권을 획득한 것은 필라 한인 출신으로는 안젤라 오가 처음이다.
Q스쿨은 ‘퀄리파잉스쿨(Qualifying School)’의 약자로 투어 입문을 위한 자격시험이라 할 수 있다. 미 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탱크’ 최경주는 물론 미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낭자군 대부분도 Q스쿨을 거쳤다. 여자 골퍼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하는 LPGA 투어의 Q스쿨은 전 세계 선수들이 몰려들어 기량을 겨루는 만큼 통과 자체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미 LPGA 투어 Q스쿨은 지역 예선과 최종 결선을 통해 20명의 투어 선수를 가린다. 2회에 걸친 지역 예선은 9월 16일을 시작으로 10월 3일까지 진행됐으며 최종 결선은 12월 1일부터 7일까지 열렸다. 미LPGA Q스쿨 최종 결선은 5라운드 90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치러져 체력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여자 선수들에겐 ‘끔찍한’ 여정이다.미국 LPGA에 진출해 1998년 맥도널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그해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박세리 선수를 보고 프로 골퍼의 꿈을 키운 ‘박세리 키드’ 중 한 명인 안젤라 오가 이같이 험난한 여정을 모두 통과함으로써 골프채를 잡은 지 10년 만에 LPGA에 데뷔하게 된 셈이다.
남부뉴저지 메이플 세이드 고교를 졸업한 안젤라 오는 이미 고교 시절 2005년 전미 랭킹 22위, 라이더컵 국가대표, 미 프로골프협회(PGA) 선정 ‘올해의 선수상’ 수상 등 ‘국보급’ 골프선수로 두각을 나타냈었다. 이 때문에 2년 전 골프 명문 테네시대학에 전액 장학금으로 입학하기
도 했다.
안젤라 오는 “지난 10년간 대회가 없는 날이면 1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6~7시간씩 연습을 해왔다”며 “너무 힘들어 골프를 포기할 생각을 5번이나 했지만 그때마다 아버지께서 격려해주고 정신적, 물질적 후원을 해줘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안젤라 오는 “내년 3월 중순 멕시코에서 열리는 대회를 시작으로 20개 이상의 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거둬 2년 후에도 LPGA 회원을 유지하는 것이 단기적 목표”라고 밝혔다.안젤라 오의 코치 겸 아버지인 오춘석(전 필라 한인골프연합회장, 팍스메도우 프로샵 운영)씨는 “엄마의 치맛바람이 아니라 ‘아빠의 바지바람’이라 할 정도로 딸의 골프 교육에 심혈을 기울여왔다”며 “십수년간 도전해도 LPGA에 못 들어가는 골퍼들이 부지기수인데 지난 10년간 피땀 흘려 LPGA에 입성한 딸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오씨는 “안젤라 오가 내년 LPGA 투어 출전을 위해서는 당장 스폰서부터 구하는 게 급선무”라며 “이제 딸의 캐디로 나서야 하기 때문에 운영 중인 프로샵도 내놓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문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