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동문 송년의 밤 행사를 마치고 이날 강사로 참석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동문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서울대학교 동문회 필라델피아지부 (회장 손재옥)의 송년모임 및 정운찬 전 총장 초청 강연회가 지난 13일 오후 6시30분 JC 멜로즈 컨트리클럽 연회실에서 개최됐다.
손재옥 회장은 “매년 몇 차례 모임을 갖는 서울대학교동문회 모임을 갖는데 단순히 친목도모를 위한 목적을 넘어서 의미 있고 한인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기 바란다”며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은 경제학을 전공한 학자로 요즘처럼 전 세계 금융위기가 들이닥쳐 미국과 한국 그리고 한인사회가 어려움을 겪는 때에 이번 강연을 통해 우리 모두 배움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운찬 전 총장은 서울대 총장 임기를 마친 후 경제학 부교수로 재직했으며 6년의 교수 임기 후 주어지는 안식년 및 연구기간을 맞아 3개월 전 프린스턴 대학 측에서 초청을 받아 지금 Institute for International & Regional Studies에서 The New Korean Economy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정 전총장은 “2009년 3월에 킥 오프 (kick-off) 컨퍼런스가 열린다”며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총장은 세계 경제 침체와 관련하여 “지금 국제적으로나 한국, 미주 경제를 통틀어 볼 때 ‘신뢰’ 상실이 경제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해 사람들은 ‘월 스트리트’를 주범으로 지목하지만 사실
상 ‘메인 스트릿’ 즉 일반 미국인들의 소비 형태와 마음가짐도 문제였고 생산보다는 소비를 더 많이 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목했다.
이어 정 전 총장은 “미국의 달러가 국제통화로 확고한 위치를 갖고 있을 때는 그런 소비행태를 지속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70년대 이후 미국의 소득분배가 너무 악화돼서 중산층이 고소득층을 닮아가려고 하다가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총장은 “지금은 한 가정의 두 부부가 일을 많이 해도 크레딧 카드 빚이 많고 또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쓰고 2차, 3차 융자까지 얻어 쓰게 됐다”며 “미국 사람들도 이제는 한국 사람들처럼 주택을 주거용이 아닌 투자용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지적한 뒤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면 소득분배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총장은 “서울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물적, 인적 자원이 중요하고 요즘은 학문도 거대학문이 되어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투자가 중요하다”며 “물적 자원 확충을 위해서는 서울대 동문들이 기부를 많이 해주기 바라고 인적자원은 서울대 동문들이 모교로 와서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지식과 해외생활의 노하우를 가르쳐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정 총장은 2-3년 후면 정년퇴임 나이가 되는 데 기금이 마련되면 한국에 부루킹스 연구소와 같은 ‘싱크탱크’(Think Tank)를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이날 강연회는 서울대학교 미주동창회 필라지부(회장 손재옥) 송년파티를 겸해 열렸다. 이날 송년회는 약 90여 명의 동문들이 참여한 가운데 심혜진, 신동훈 등 정상급 성악가들의 특별 공연도 같이 열렸다.<이문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