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일대 출신 이지혜, 3수 끝에 LPGA 입성

2008-12-1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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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에서 3수 끝에 합격한 이지혜씨는 지옥의 레이스라는 Q스쿨에서 5라운드 합계 8언더파 352타로 공동 12위를 차지해 상위 20명에게 주어진 내년 시즌 LPGA투어 카드를 받았다.

내년 LPGA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따낸 이지혜는 골퍼로서 거의 알려진 적이 없는 그야말로 무명선수다.

그는 서울 구정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 유학을 떠나 ‘고교의 하버드’라는 명문 사립 필립스아카데미를 거쳐 아이비리그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교 대학 동문이며 중국어도 수준급으로 구사해 중국, 홍콩에서 연수했다.
골프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취미로 시작해 그저 운동 삼아 했을 뿐이었다. 예일대도 시험보고 일반 학생으로 들어가 잠시 골프부에서 활동한 적은 있다.


그런 그가 2006년 5월 대학 졸업을 앞두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 뉴욕 지점과 호주의 맥쿼리은행 홍콩 지점 입사시험에 모두 합격했다. 둘 중에서 고민하다 홍콩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그는 졸업까지 몇 달 여유가 생겨 다시 골프 클럽을 잡았다. 그런데 그것이 인생 전환의 계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고난의 연속이었다. 2007년 LPGA 퓨처스투어(2부 투어) 9개 대회에서 7번이나 예선 탈락하며 상금 1188달러(162위)에 그쳤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17시간 동안 운전을 한 적도 있었다. 어린 후배들이 “저 언니 왜 저러냐” “왜 사서 고생하냐”며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는 얼굴이 후끈거렸다.

“관둘까 하며 여러 번 망설였어요. 하지만 삶이 반드시 평탄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성공하기 직전에 포기하면 끝내 성공을 못하는 것이라 여기고 이를 악물었어요.”

실패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그는 더욱 땀을 흘렸다.
지난겨울 충남 천안 데이비드 리드베터 골프 아카데미(DLGA)에서 김하늘, 최나연 등 국내 프로들과 석 달가량 동계훈련을 하며 샷을 가다듬었다. 이번 Q스쿨을 앞두고는 넉 달 동안 하루 8, 9시간이나 공을 쳤다. 174cm의 큰 키에 드라이버샷이 평균 250야드 정도인 그는 올해 들어 쇼트게임의 정확성이 높아졌다.

Q스쿨 합격 후 그는 이번 주 신지애, 미셸 위 등 유명 스타들과 LPGA 신인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며 비로소 선망의 대상인 투어 프로가 된 자신을 실감하고 있다.

<김덕중 기자> dj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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