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높고 서비스 기대 못 미쳐
여행객·컨벤션 참가 절반으로
아이디어 상품 개발 ‘발등의 불’
기대를 모았던 한국인 비자면제 프로그램이 지난달 전격 시행되면서 한국인 여행객들의 미국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라스베가스 관광업계가 좀처럼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말 할러데이 시즌이 시작된 지난 추수감사절 연휴 때에도 중국인 여행객들이 라스베가스 스트립과 차이나타운을 가득 메웠던 것과는 달리 한인타운인 커머셜센터는 한산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그랜드캐년 관광을 주로 맡고 있는 한 가이드는 “가족단위로 오는 손님들이 조금 있지만, 야경투어나 시내관광과 같은 절약형 상품을 선택했다”며 “한인 관광객 수가 예년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라스베가스 여행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환율이다. 수개월째 1,500원대를 넘보고 있는 원·달러 환율 때문에 일반 여행객은 물론 컨벤션 참관목적 손님들조차 눈에 띄게 줄었다.
서비스가 한인 관광객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라스베가스 지역 여행사를 통해 그랜드캐년 관광을 다녀온 강모씨는 “그랜드캐년을 한 번 가본 적도 없는 사람을 가이드로 붙여줘 여행을 망쳤다”며 “길도 제대로 모르는 가이드에게 고객을 맡기는 여행사의 처사가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혀를 찼다.
역시 라스베가스 지역 여행사를 통해 브라이스캐년에 다녀온 김모군은 “가이드가 관광지에 대한 내용을 거의 모르고 있더라”며 “오히려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본 내가 거꾸로 가르쳐줬다”고 전했다.
라스베가스 소재 여행사들의 구조적인 문제 또한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대두되고 있다. 단체여행객에 대한 모객과 여행상품 대부분은 타주와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고, 현지에서 담당할 부분은 거의 없다. 종전에는 호텔룸 예약과 쇼 관람, 식당 예약 등을 이곳에서 대행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 때문에 그같은 필요성도 없어졌다.
따라서 라스베가스 한인 여행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천편일률적인 여행상품을 내세우지 말고 여행사별로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하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라스베가스에는 타지에서 알 수도 진행할 수도 없는 여행코스가 무궁무진하며, 테마 패키지를 만들 수 있는 공연 이벤트와 컨텐츠 또한 풍부하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경제적 여건을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상품개발, 철저한 고객 서비스를 위한 직원교육이라는 것이 여행업계를 바라보는 고객들의 공통된 견해다.
<김문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