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나바다’형 서민이 늘고 있다

2008-11-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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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끼고 나눠주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생활여건이 이전보다 힘들어지면서 ‘아끼고 나눠주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소위 ‘아나바다’를 통해 근검절약 하려는 캐네디언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퀴틀람에 사는 한인 정 모씨는 “2년 전부터 조짐을 보였던 미국 경제 침체 움직임이 캐나다까지 확산될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면서 “캐나다 경제뿐만 아니라 한인 경제마저도 꽁꽁 얼어붙는 현 시점에서 살아남는 길은 이전보다 덜 쓰고 아껴 쓰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캐나다와 이웃하고 있는 미국인들의 경우, 불황음식의 대명사로 불리 우는 스팸(통조림 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식탁에 고기를 올릴 수 없는 가정들이 뭔가 고기를 닮은 음식을 올릴 수 있으면서도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인 마켓을 비롯한 대부분의 캐네디언 마켓에서도 호황을 누렸던 때와 비교할 때 매출규모가 줄어들었으며, 매출상품도 절약형 식료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정지출을 줄이려는 시민들이 외식을 꺼리면서 식당업소들이 매출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길거리 쓰레기통을 뒤져 빈 병과 플라스틱 병 등 재활용품을 수거해 푼돈이라도 벌어보자는 서민들의 숫자도 눈에 띠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마켓에서 음료수 등을 살 때마다 빈 병 처리를 위해서 부과하는 환경세금에 대해서 그동안 구매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환급 받지 않았던 ‘푼돈’마저도 환급 받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나비에 거주하는 유학생 엄마인 김 모씨는 “그동안 번잡스럽기도 해서 빈 병 등을 그냥 버렸는데 이제는 차곡차곡 모아서 2주에 한 번 씩 마켓에 가져가 환경세를 돌려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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