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이 무섭게 생각하는 뇌출혈은 대개 전조증상이 없기 때문에 예측을 하기가 어렵다. 특히 갑자기 뇌동맥이 터지는 경우는 분초는 다투는 응급상황이기 때문에 뇌수술을 할 수 있는 종합병원으로 빨리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건축회사에 다니는 50대 초반의 남성인 서모씨는 잠을 자다가 갑작스런 두통으로 잠을 깼다. 급히 잠을 깬 서씨는 심한 두통 때문에 다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타이레놀 두 알을 급히 삼켰지만 두통은 가라앉지 않고 계속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뒷목이 뻣뻣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또 속이 매슥거리기 시작했고 심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가족들은 911을 불렀고 서씨는 응급차에 의해서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에 도착한 서씨는 구토와 함께 의식을 잃었으며 잠시 후에는 우측 팔다리에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평소에 고혈압을 앓던 서씨는 혈압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또 서씨는 담배를 하루에 한 갑 정도 피고 있었고 술은 이틀에 맥주 2~3병을 마셨다.
응급실 당직의사에 의해서 검진 때 혈압은 160/70mmHg, 맥박은 분당 60회였다. 빛 반사 때 동공이 수축되지 않았고 우측 팔다리의 운동신경이 현저하게 감소되어 있었다.
응급 뇌 단층촬영상 뇌지주막하 출혈(subarachnoid hemorrhage) 소견이 보였고 작은 뇌동맥류(brain aneurysm)가 보였다. 곧장 서씨는 응급 뇌수술을 받았다.
서씨의 뇌출혈 원인은 아마 뇌동맥류 중 하나가 터져서 뇌출혈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뇌동맥류는 동맥이 분지로 갈라지는 동맥벽이 약한 경우 오랜 기간 동맥압을 견디지 못하고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꽈리모양을 형성한다.
대부분은 태어나면서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데 전체 인구의 약 5%, 다시 말하면 미국 내 약 1,000만~1,500만명이 뇌동맥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중 20~30%는 하나 이상의 뇌동맥류를 가지는데 뇌동맥류는 뇌지주막하 출혈의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뇌동맥류은 6:4정도로 여성에서 조금 더 흔한데 그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경우도 있고 뇌혈관의 모양이 혈압을 더 많이 받도록 생겨 있어서 쉽게 동맥류가 생기기도 한다. 고혈압과 흡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부족 등이 뇌동맥류의 위험인자이다. 뇌동맥류를 가졌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뇌동맥류의 위치와 크기, 증상의 유무에 따라서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뇌동맥류가 있는 환자는 혈압 조절이 매우 중요하고 담배를 끊어야 한다. 또 지나친 알콜 및 마약과 같은 혈관을 자극하는 약물은 금하고 심하게 배에 힘을 주어서 뇌압을 상승시키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이영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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