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장 가까운 이웃 캐나다

2008-11-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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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별한 관계’엔 변동無

건국 232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대통령이 탄생한 것을 축하하는 등 전세계가 들떠있는 가운데서도 미국 정권교체가 캐나다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냉정하게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당선자가 캠페인 기간 중 북미자유무역협약(NAFTA)을 재협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가운데 전체 수출의 약 80%를 미국에 의존하는 캐나다가 오바마가 이끄는 민주당정권의 출범을 두 손 들어 환영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다수 전문가들은 기존의 캐-미 관계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데렉 버니 전 주미캐나다대사는 오바마의 자유무역 재협상 발언과 관련, “그는 구체적으로 노동과 환경기준을 거론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는 캐나다가 아닌 멕시코를 겨냥한 것이다. 어쨌든 이같은 이슈는 전체 협상을 다시 하기보다 별도의 협약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니 전 대사는 캐나다가 대미수출에 의존하는 만큼 미국 역시 캐나다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은 가장 많은 원유·천연가스와 우라늄을 캐나다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더 나아가 캐나다는 아직도 미국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다.

최근 개각을 통해 새 연방외무장관으로 임명된 로렌스 캐넌 전 연방교통장관은 지난 8월 미 민주당 정당대회에 참석해 오바마의 고문들과 두루 회동했었다. 캐넌은 4일 C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 정권이 들어와도 우리는 미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빗 윌킨스 캐나다주재 미국대사도 같은 의견이다. 그는 “새 대통령은 NFTA의 규모 및 이로 인해 양국이 누리는 혜택이 어느 정도인지를 금방 알게 될 것이며 따라서 계속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7년 캐-미 무역규모는 9,300억 달러(미화)에 달했다.

한편 버니 전 대사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캐나다가 좀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8년 동안 국내인들이 보다 노골적으로 반미감정을 드러냈고, 보수당정부를 이끄는 스티븐 하퍼 연방총리가 이데올로기가 다른 오바마와 가깝게 지내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버니는 오바마가 국내인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게 오히려 하퍼로 하여금 더 쉽게 오바마에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점쳤다.

이밖에도 그동안 분쟁을 일으켰던 목재, 광우병, 미사일방어체계, 이라크전 등이 모두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에서 양국 간에는 크게 문제될 일이 없다. 더 나아가 캐나다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는 반테러전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는 것을 워싱턴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버니는 “이런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캐나다는 국경지대에서 벌어지는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한 상호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이같은 체증으로 인해 에너지와 목재상품을 제외한 상품의 미국수출이 1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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