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번 교향곡 - 조셉 젤리네크

2008-10-25 (토)
크게 작게
지식과 상상력으로 풀어 낸 베토벤 스토리

일본 만화 중에 ‘노다메 칸타빌레’라는 작품이 있다. 와인을 소재로 한 만화 ‘신의 물방울’만큼은 아니지만,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해서 꽤나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노다메 칸타빌레’에 영감을 받은 것 같은 드라마가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작품인데 무척 재미있다.

사실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시청률 1위가 된다는 것은 매우 획기적인 일이라 할 수 있는데 아마 영화로는 몇 편이 있겠지만 드라마로서는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덕택에 클래식 음반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고 클래식 음악 감상 붐이 일고 있다하니 정말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다.


한편 출판가에서는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을 소재로 한 소설이 출간되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베토벤 전문가이자 음악가로만 알려진 작가 조셉 젤리네크는 베일에 싸인 채 한 권의 역작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소설은 그간의 식상함에서 탈피하여 ‘클래식 음악’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작가의 음악적 지식과 소설적 상상력으로 완벽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음악계의 콤플렉스로만 전해지던 ‘9번 교향곡의 저주’와, 스케치 악보로 남아 다른 음악가의 손에 의해 1악장만이 재구성된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베토벤을 위시한 쟁쟁한 작곡가들이 교향곡 9번을 작곡한 후 사망하였다고 하여 9번 교향곡에 죽음의 저주가 내려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베토벤은 제9번 교향곡을 작곡한 후, 제10번 교향곡 스케치 작업을 하다 폐렴에 걸려 사망하였다.)

특히 베토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음악계의 숨은 에피소드를 작품 속에 잘 버무려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작품이다. 스페인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한 이 작품은 전 세계 10여 개국에 저작권이 판매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한국어판에는 ‘10번 교향곡’ CD가 들어 있어(초판 한정본에 한함) 그 곡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이형열(알라딘 유에스 대표)
www.aladdinu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