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김덕중

2008-10-2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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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쉼표

미국에 살면서 한국 영화를 극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북가주를 비롯한 미주 동포들에게 ‘한류’는 고작해야 TV화면에서만 출렁일 뿐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들은 다음달 영화관에서 엄선된 한국의 ‘명품’ 영화들을 감상하는 흔치 않은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오는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전역의 극장에서는 송강호, 전도연 주연의 ‘밀양’을 필두로 ‘은하해방전선’, ‘택시블루스’, ‘천하장사 마돈나’, ‘기담’, ‘우아한 세계’, ‘날아라 허동구’ 등 한국의 화제작들이 줄줄이 상영된다. 이들은 모두 키마(KIMA)주최로 개최되는 ‘2008 SF한미영화제’에 올라온 작품들이다.

키마는 지난 2000년 베이지역에서 샌프란시스코 주립대(SFSU),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AAU), UC버클리, 산호세 주립대(SJSU)의 미디어 관련 분야 교수들, 학생들, 한인 직장인, 한인동포 등의 주축이 돼 한국 영화를 미 주류사회에 알려온 비영리 단체다.

키마는‘2008년도 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관할지역 재외동포 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이번 영화제를 한인들이 한국영화를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미주 한인동포들은 그동안‘쉬리’,‘실미도’,‘태극기가 휘날리며’등 각종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을 이따끔씩 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었지만 이번 키마의‘2008 SF한미영화제’에서처럼 다양한 최신 한국영화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다. 게다가 키마 영화제 상영작들은 한국어가 서툰 이민 2세, 3세 등과 미국인들을 위해 영어자막이 제공돼 모처럼 가족단위의 ‘한류 맛보기’도 가능하다.

얼마전 한국에서는‘열심히 일한자 떠나라’라는 광고 카피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이민 생활을 하며 힘들고 지친 한인동포들도‘2008 SF한미영화제’기간동안만이라도 힘들었던 일상생활을 잠시 잊어버리고 큰 스크린으로 한국영화를 즐기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불경기로 잔뜩 위축된 마음에 조그마한 쉼표 하나를 찍어주라고 ‘열심히 일한 당신’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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