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환율급등 불구 한국송금 줄어

2008-10-23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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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에만 전년대비 2-3배 ‘반짝 증가’

여력상실…널뛰기 환율등락도 한몫

1달러에 1400원을 상회하는 등 환율급등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이 계속됨에 따라 한국으로의 달러 송금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지난 1-2개월만 반짝하는 모습을 보인 후 다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은행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9월에는 한국으로의 달러송금이 1년전에 비해 2-3배로 급증하던 것이 10월 들어서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또한 올들어 현재까지의 송금액 역시 지난해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후일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데 따른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한미은행의 필립 황지점장은 환율의 등락이 워낙 심해 받는 순간의 환율이 어떻게 될지 몰라 관망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더 큰 이유는 송금할 여력이 없고, 설사 여력이 있다 하더라도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그냥 쥐고 있으려 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아이비은행의 한은영지점장도 지난 1-2개월 동안 환율이 급등세를 보일 때 달러송금을 많이 했으나 지금은 그때만큼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진 부분도 있겠지만 보낼만한 분들은 다 보낸 상태라고 밝혔다.

마운틴 뷰에 거주하는 조모씨는 1달러에 1200원될 때 몇 만 불을 보냈는데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언제 가져올 수 있을지 오히려 걱정이 앞선다면서 괜한 짓을 한 것 같다고 후회하기도 했다.

조씨의 경우처럼 달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한국으로 달러송금을 한 한인동포들이 환율의 등락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나자 씁쓸해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IT업체에 다니는 김모씨도 연말쯤이면 환율이 진정기미를 보일 것으로 보여 한국으로 송금한 돈을 다시 가져올 생각이었는데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막막하기만 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환율이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송금이나 여유자금 송금이 아닌 환차익을 노린 달러송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국 내에 달러구좌를 만들어 놓을 경우 원화로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보낸 송금액을 언제든지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은행이자율이 6-7%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구좌를 만들어 이를 적절히 이용한다면 여유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는 한국으로 달러송금을 하려는 한인동포들을 위해 송금 안내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려놓기로 했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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