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치밀한 심리묘사와 트릭이 압권

2008-10-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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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추리소설 한권을 읽어보자.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중 하나인 나오키상을 수상한 추리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의 출세작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책을 통해 이미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 나온 ‘방과 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으로 일본 추리소설상을 대표하는 에도가와 란포상의 제31회 수상작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여고 수학교사 마에시마. 그는 대학 시절 경험을 살려 교내 양궁부 고문을 맡고 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는 자신의 목숨을 노린 세 차례의 공격을 받고 공포에 휩싸인다. 그러던 어느 날 교내 탈의실에서 학생지도부 교사가 청산가리로 살해되자, 오타니 형사와 함께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건이 해결되기도 전에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한다. 학교 축제가 한창 진행되고 있던 운동장 한 가운데에서 피에로로 분장한 체육교사 다케이가 살해된 것이다. 다케이의 사인 역시 청산가리 중독. 이 두 사건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방과 후’는 거미줄 처럼 탄탄하게 얽힌 복선, 참신한 트릭, 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학교 생활묘사, 어느 여고에나 한명씩은 있을 법한 등장인물 등 추리소설이 갖추어야 할 필수 요소들을 빠짐없이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이 작품의 핵심은 살해동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살해동기를 밝히는 과정에서 등장인물에 대한 치밀한 심리묘사를 통해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리고 청춘 미스터리이면서 밀실트릭을 이중으로 장치해 꽤 수준 높은 상상력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또 어쩔 수 없이 교사가 된 주인공 마에시마가 될 수 있는 한 귀찮은 일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은 현대인의 자기중심주의의 전형으로서 매우 사실감 있게 다가온다.

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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