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주명리를 통해 본 한국인의 정체성

2008-10-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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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조용헌 지음

IB(Investment Bank:투자은행)들이 차례로 쓰러지기 시작하더니 이제 다우 지수가 자유낙하운동을 하고 있다. 도대체 바닥이 어디인지 아무도 모른단다. 이럴 때 책이 눈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뉴스만 들여다보고 주가지수만 체크하다가 화병이 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짤막짤막한 글이지만 읽는 재미가 좋은 책을 찾아서 하나 하나 읽다보면 의외로 삶의 지혜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조용헌은 1961년 생으로 불교민속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원광대 불교대학원 교수이자 사주명리학 연구가이다. 사주를 미신으로만 생각하던 통념에서 교수가 사주명리학을 연구한다는 것만으로도 혁신이었다. 대학시절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그는 취미로 산 타는 것을 즐기다가 절을 다니게 되었고, 스님들과 가까워지며, 한의학, 풍수, 사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주를 맞추는 스님들에게서 신기함을 느꼈고, 그 호기심이 그를 사주명리학으로 이끌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사주명리학은 도교의 방사(方士=도사)들이 오래 살기 위해 자연의 흐름에 인간을 순응시키는 방법을 찾자는 수련체계였다. 밤과 낮이 음양으로, 사계절이 오행으로, 여름과 가을 사이 정 가운데에 자연의 중심이 되는 흙(토)을 넣어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가 되었다.

‘조용헌 살롱’은 신문에 연재되었던 인기 칼럼 ‘조용헌 살롱’을 책으로 묶은 것으로 제목 하나에 글이 두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글 120편 정도가 실려 있다. ‘나는 누구인가?’ 화두를 들고 20년간 주유천하를 한 저자가 문(文), 사(史), 철(哲), 유(儒), 불(佛), 선(仙), 천문(天文), 지리(地理), 인사(人事)라는 한국인의 9가지 정체성을 통해 바라본 우리 삶의 안과 밖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그의 책들은 20년이라는 그의 지난 세월, 그가 무수히 올랐던 산과 한국을 담고 있기에 더욱 공감이 된다. 또한 천문, 지리, 인사(人事)로 대표되는 삼재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가득한 저자의 손길이 있기에 더욱 흥미롭고, 서구적인 시각이 아니라 우리의 시각, 우리 조상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우리 것이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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