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하락, 금융시장 붕괴와 서민생활은? 3편

2008-10-09 (목) 12:00:00
크게 작게

▶ 장영수 부동산 칼럼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기다림’이라는 것은 단지 수동적인 행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다림’은 능력입니다. 좋은 때를 기다릴 수 있는 재정적 능력, 그리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인생에 있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났을 때, 좋은 곳에 투자되어 있는 자산을 팔지 않고 그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그런 능력을 말합니다.

근래의 금융시장 붕괴는 국가경제가 흔들리는 상황을 야기시키는 큰 불행이며 이미 부동산 및 주식 시장의 침체로 그 불행은 사회 전반에 걸쳐 스며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불안이 회복될 여지가 있는 경우라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됩니다. 예를 들면, 911테러 이후 주식시장이 폭락했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는 IMF이후 부동산 가격 폭락 때 부동산 산 사람들도 큰 수익을 냈습니다. 물론 아르헨티나처럼 경제구조가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추락만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데 외부요인에 의해 경제가 크게 흔들릴 때는 인생 전체를 통틀어 큰 돈을 벌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입니다.

부동산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요즘과 같은 엄청난 경제불황이 닥치면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합니다. 당연히 가계경제도 힘든데다가 소비심리가 사라져 부동산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집니다. 이럴 때 비교적 싼 가격에 나온 매물을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성공적’으로 기다리게 되면 그 집은 큰 돈을 벌게 해줍니다.


다만 다시 한번 주의사항을 말씀 드린다면, 기다릴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투자입니다. 융자를 받았는데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이 더 하락한다면 심리적으로 더 폭락할 것 같다는 두려움을 못 이겨 많은 손해를 보고서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만큼의 금액을 대출 받는 경우도 문제가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즉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융자 이자를 감당해 낼 수만 있다면 결국은 가격이 오를 테니까요. 지금의 이 모든 위기가 바로 이러한 중요 사항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말씀 드리자면, 예전에는 부동산 가격도 비슷하게 오르고 내렸는데 최근에는 오를 때는 비싼 곳만 많이 오르고 떨어질 때는 싼 곳만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인기지역은 오를 때는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안 내리는 반면 비인기지역은 오를 때는 조금 오르고 내릴 때는 많이 내립니다. 따라서 투자를 하실 때에는 필히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을 구분하여 투자 대상을 물색해야 하겠습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