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
혹시
까마중을 알고 있니?
아기 손톱만한 하얀 꽃잎이 진 뒤
완두콩 닮은 조그만 초록 열매
까만색으로 익어 조랑조랑 달고 있는
나는 오늘
LA 자바시장 주차장에서
갈라진 시멘트 틈새 비집고 나온
반가운 까마중을 만났지
너는 어디서 날아와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조랑조랑 열매를 달고 있는 게야
어릴 적
담 낮은 밭뚝 길이나
개똥 참외 열리는 가시 철망 곁
텃밭에 심부름 갈 때
흔하게 보이는 한해살이 풀
그 시절이 그리워
고향으로 달려간다
그래
내게 이땅이 힘에 겨울지라도
LA 까마중 시멘트 틈새 피어나듯
조랑조랑
까만 열매 달아야 하지
이선자
신사임당 동시부문 입상. 미주문학 동시부문 신인상. 미주한국아동문학가협회?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