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학교에 등록시켜 줄 형편이 되지 못해 짧게는 8개월, 길게는 2년째 이스트 살리나스 길거리를 배회하고 다니던 히스패닉계 청소년 3명을 학교로 되돌려 보낸 한인이 있다. 지난 9월 20, 21일자 지역신문 ‘살리나스 갤리포니안’ 1면 탑기사로 소개되기도 한 심창보씨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그는 학교 등록서류는 물론 학교 교복, 신발, 가방, 학용품 등 일체의 것을 준비해 요한(17, 살리나스고교 10학년), 로사(13, 워싱턴 중학교 8학년), 알프레도(12, 워싱턴중학교 7학년) 세 명의 청소년들이 학교를 다시 다닐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 주었다.
몬트레이 한인회 부회장이자 이스트 살리나스에서 23년째 영스 마켓을 운영해 오고 있는 심창보 씨는 “지난 한 달여 기간 여러 일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고 또 다시금 주변을 살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비록 아주 작은 노력과 투자일지라도 그것이 어린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향에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학교가 개학했고 분명 내일 아침 학교를 가야 할 아이가 밤 늦은 시간 가게내 게임기를 갖고 노는 것을 본 아내 심계숙씨가 “너 내일 학교 안가?”란 질문을 함으로써 결국 오늘날 세 명의 청소년을 학교에 등록시키게까지 된 그는 교복, 신발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 김경수씨 부부, 나성우씨, 이석제씨, 심혜숙씨 등 인근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많은 한인들로부터 교복, 신발, 현금 등의 지원을 받기도 해 어려운 경제 여건이나 따뜻한 마음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가 지금껏 찾아낸 학교 미등록 청소년이 가게 주변 한 블럭 내에서만 7명이나 된다. 살리나스 전 지역으로 본다면 얼마나 될 지 짐작도 할 수 없는 일. 경제력으로나 시간상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안됨을 절감한 그는 중가주 식품상협, SUBA(Salinas United Business Assoc.), BIZCOM(Business & Community Partnership), 살리나스 시의원회 등과 협의, 장차 공동 프로젝트로 해 나가고자 노력 중에 있다. 간혹 그에게 “부모는 뭐하고 왜 당신이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어오는 이가 있다. “부모가 너무 가난하거나 무지해서 자식에게 신경을 못쓰는 것이니 그 부모를 보지 말고 이제 막 삶의 채색을 시작하고 있는 어린 청소년들이 갱멤버가 되지 않도록,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지 않도록 조그마하나마 뭔가를 해줄 수 있다면, 나아가 그 아이가 어른이 되어 또 다른 도움의 손길을 펼칠 수 있다면 그로써 우리의 삶은 아름다워지지 않겠는가”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런 그에게 부인 심계숙씨는 더 없는 지지자요 후원자로 자리매김해 있다.
<정희주 객원기자> hjchung61@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