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칼럼에서도 이미 말했듯이 투자가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분산투자이다. 그러나 분산투자를 그리 쉽게 적용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투자가들이 분산투자에 대한 오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첫째, 1960년의 전설적인 주식중개인 제럴드 로브처럼 분산투자를 하면 위험률이 낮아지겠지만 수익률도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수익률을 올리다 보면 장기투자의 개념에서는 남는 게 없을 수도 있다.
둘째 시장 예측의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분산투자보다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1등 투자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미국에서 1984~ 1998년 600개의 펀드를 조사한 결과 시장 수익률을 이긴 펀드는 단 5개 밖에 없었다. 이것은 시장 예측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셋째는 심리적인 문제로 분산을 두려워한다. 사람은 사회적인 습성을 가지고 있어 흩어지는 것보다 모이는 것, 집중되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물론 집중되어 있을 때 관리가 쉬운 점도 이유의 한 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투자의 룰(rule)이라 할 수 있는 분산투자의 유익을 알면서도 하지 못한다면 투자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
또한 나눠서 투자해야 하는 것은 종목뿐이 아니다. 투자하는 타이밍도 나눠야 분산투자가 완성된다. 물론 최적의 매매 타이밍(market timing)을 알 수만 있다면 단기 매매로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신의 영역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주식시장은 우리의 생각보다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늦게 반응하기 일쑤다. 따라서 시간을 분산해 투자하는 방법이 주가 변동성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이를 dollar dost averaging이라고 한다.
특히 예측하지 못한 하강장이나 상승장이 왔을 시간을 분산해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가령 9월에 주식형 펀드에 가입해 4개월간 매월 1,000달러씩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9월 펀드 기준가격이 100달러라면 매수된 수는 10주이다. 주가가 하락해서 10월에 기준가가 80달러로, 11월에는 5달러가 더 떨어진다면 어카운트 발류(account value)는 낮아지지만 매입 단가 역시 낮아지기 때문에 같은 금액으로 매수 수는 더 커진다. 그러다 12월에 갑자기 주가가 상승해서 기준가가 다시 100달러가 된다면 이 투자자의 수익률은 자그마치 31%가 된다.
만약 9월에 한꺼번에 목돈 4,000달러를 모두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시간을 분산하지 않은 투자자는 그저 원금을 회복한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이런 경우 4개월간 기준가의 단순 평균은 8달러25센트이지만, 평균 매입단가는 그보다 낮은 7달러61센트이다. 적립식 투자의 묘미는 평균 기준가보다 평균 매입단가가 더 낮아지는 데 있는 것이다.
김혜린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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