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대학입시 앞둔 서류미비 학생들 주별 입시정책따라 ‘울고 웃고’

2008-09-27 (토)
크게 작게
고교 12학년생들의 2009년도 대학 입시 준비가 한창인 요즘 대학 진로를 놓고 고민에 빠진 서류미비 수험생들을 웃고 울리는 소식이 최근 부쩍 잦아지고 있다.

앨라배마 주교육국은 서류미비 학생들의 주내 2년제 공립대학 진학을 불허하는 방안을 25일 승인했다. 이에 따라 2009년도 봄 학기 등록부터 주내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생들은 주정부가 발급한 운전면허증이나 신분증, 또는 미국 여권이나 영주권 등을 신분 증빙서류로 의무 제출해야 한다. 이보다 앞서 지난 12일 아칸소는 이와 반대로 주내 공립대학이 입학 지원자의 체류신분 증빙서류를 요구할 수 없도록 해 사실상 서류미비 학생들의 주내 대학 입학을 합법적으로 허용<본보 9월16일자 A8면>한 바 있고 노스캐롤라이나주도 서류미비자 대학 입학 허용 여부로 최근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서류미비 학생들의 고등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드림 액트(DREAM ACT)’가 지난해 연방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좌초된 뒤로 현재로서는 법안 재상정 여부마저 뚜렷한 전망을 가늠하기 힘든 상태여서 서류미비 학생들의 고민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매년 고교를 졸업하는 서류미비 학생은 6만5,000여명을 헤아리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고등학교까지는 공교육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부터는 주정부 정책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다.

뉴욕주를 포함, 캘리포니아, 텍사스, 워싱턴, 일리노이, 뉴멕시코, 캔자스, 유타, 오클라호마 등은 서류미비 학생들의 주내 공립대학 진학을 보장하고 있고 거주민과 동등하게 저렴한 학비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뉴저지주 등은 서류미비 학생들의 대학 진학은 가능하지만 거주민 학비를 적용받지 못한다. 서류미비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연방학비융자나 무상학비지원 프로그램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는데다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신분이 아니어서 학비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전국적으로 텍사스, 뉴멕시코, 오클라호마 등만이 주정부 차원의 학비 지원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서류미비자의 대학 진학 기회를 보장하는 지역에 거주한다면 일단 대학 입학신청서를 제출할 때 사회보장번호(SSN)를 기입하지 않아도 상관없으며 이로 인한 입학심사 차별은 받지 않는다. 또한 공립대학은 지원자의 체류신분 확인을 요구할 수 없으며 설령 확인을 요청하더라도 답할 필요 없다.

사립대학은 공립대학과 달리 자체 규정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교별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권장되며 연방정부의 학비지원 혜택을 받을 수는 없지만 가족의 재정 능력 확인 차원에서 연방학비지원신청서(FAFSA)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다만 합격 후 대학이 서류미비 지원자를 유학생으로 잘못 분류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유학생으로 분류되면 이민당국에 의무 보고되기 때문에 여러 불리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

더불어 유학생을 제외한 18~26세 연령의 남성이라면 체류신분에 상관없이 의무병역 등록신고(SSS)에 의무 등록해야 추후 합법체류 신분 취득 신청할 때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2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