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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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포트워싱턴 슈라이버 고교 9학년 문태국 군

2008-09-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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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으로 받은 스트레스 음악으로 풀어요”

8월에 열렸던 ‘리즈마 재단 국제음악 경연’에서 B조(15세 이하) 바이얼린 부분 1위를 차지한 문태국군 (포트워싱턴 슈라이버 고교 9학년)은 미국에 온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았다. 문씨의 부모 문삼성씨와 이영애씨가 문군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도 경연에서 1위를 한 것보다 아들이 낮선 곳에서의 새 생활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대견해서이다. 아직도 영어가 서툴러 “사회와 영어 과목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 문군은 그러면서도 거의 모든 과목에 A학점을 맞을 정도로 학업 성적이 뛰어나고 자신의 미국에 온 가장 큰 목적 ‘음악’에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문군은 1994년 대전에 태어나 지휘와 피아노를 각각 전공한 부모의 영향으로 3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4살 때부터는 첼로를 손에 잡았다. 2001년 6살의 나이에 예림아트홀에서 최초의 솔로 연주 데뷔를 한 이후 초등학교 시절까지 국내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많은 협연을 가졌다. 국제적으로도 2006년 프랑스와 독일의 무대에 섰고 이 모습이 교육방송인 EBS에 소개됐다. 같은 해 최초의 CD를 발매하기도 했다.

2007년 독일의 올덴버그에서 열린 국제 청소년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하며 1만 유로의 상금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성정 콩쿨 첼로 부분에서 대학생 형, 언니들과 겨뤄 당당히 우승했다. 기타 크고 작은 한국내에서의 수상 경력은 손에 꼽기 힘들 정도. 이처럼 문군이 한국에서 신동 음악가란 칭송에 어울리는 수상 경력과 무대 연주 경력을 쌓아가자 아버지 문삼성씨는 아들의 장래를 위해 유학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음악인으로서 이미 한국에서는 문군이 이룰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유럽과 캐나다 지역도 고려를 하다가 결국 뉴욕으로 가족의 이민을 결행했고 문군은 줄리어드 예비학교에 입학했다.


생업이 보장되는 상황을 아니었지만 자식의 장래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문군은 현재까지 부모의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문군은 나이에 비해 무척 침착한 성격을 가진 것이 음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듯하다. 어머니 이씨는 “처음 첼로 선생님이 태국이를 가르치면서 4살 된 아이가 이렇게 집중력이 뛰어난 것은 처음본다고 칭찬 할 정도”라고 전했다. 또한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심지어는 연습으로 인해서 받은 스트레스도 음악으로 풀 정도. 문군은 “ 연습을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재즈나 성가를 들으면서 마음을 안정시킨다”고 말한다. 승승장구 하던 문군은 한번은 큰 좌절을 맛봤다. 4학년 때 도전한 이화여대 주최 콩쿨에서 예선에 탈락한 것. 당연히 우승할 줄 알았던 자신이 예선에서 떨어진 후 눈물을 흘리며 낙심했다.

이영애씨는 “태국이 뿐 아니라 나도 울었지만 그 경험이 겸손해지고 더 노력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아직 이루어야 할 것이 많은 나이기 때문에 또 좌절할 경우도 있겠지만 그때의 경험을 발판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이씨는 기대한다. 문군은 또한 남을 돕는 자선 연주회를 기회가 닿는 데로 열고 있다. 이미 한국에서부터 개안수술 마련 연주나 호스피스 위안 공연 등을 가졌고 지난 5월에는 롱아일랜드 포트워싱턴 도서관에서 결식아동 돕기 자선 연주회를 가졌다. 이날 베토벤, 코달리, 쇼스타코비치, 쇼팽의 소나타를 연주한 문군은 “2006년 한국에서 처음 가졌던 결식아동을 위한 자선 독주회에서 느낀 뿌듯함을 잊을 수가 없어 다시 연주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문군의 장래 희망은 당연히 훌륭한 연주자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학교를 갈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다만 오로지 음악만을 공부하는 학교보다는 학업과 음악을 겸비할 수 있는 대학을 가고 싶다고 한다. 뉴 잉글랜드 컨서버토리에서 활동할 수 있는 하버드 대학이나 역시 명성 있는 심포니를 갖고 있는 예일대학에 관심이 있다. 현재 문군의 음악적 재능과 학업 성적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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