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화가의 삶을 그린 소설
2008-09-13 (토)
바람의 화원 1, 2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펴냄
<대장금>의 경제적 효과가 3조원 정도된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우리의 <대장금>에서 세계인의 <대장금>이 된 이 드라마는 무엇보다도 탄탄한 스토리 라인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또한 어느 정도 역사적 사실을 바탕에 두고 상상력을 가미했기에 완전히 허구로 창조해낸 경우보다 생동감 있는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5,000년이라는 매우 긴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로서는 500년 동안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했다는 조선 왕조실록 하나만으로도 무궁무진한 얘기 거리를 탄생시킬 수 있는 나라가 아닌가?
때로는 사료가 많은 소재에 비해 사료가 적은 경우에 작가의 상상력이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어 더 재미있는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고 한다. <대장금>이 그렇고 <리진>이 그렇다. 최근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있는 <바람의 화원>이란 작품은 신윤복과 김홍도라는 두 천재화가를 모델로 하고 있는데 신윤복에 관한 역사적 기록이 “회화를 관장하는 국가기관인, 도화서 화원이었으나, 속화를 즐겨 그려 도화서에서 쫓겨났다”단 두 줄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단 두 줄의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작가 이정명은 두 천재 화가의 만남과 이별, 대결을 빠른 속도감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낸다.
또한, 스승과 제자이자, 서로 경쟁하는 두 천재화원의 예술과 삶, 왕실과 조정을 둘러싼 고위층의 음모와 그림을 매개로 진실을 쫓는 두 천재 화원의 숨막히는 추적이 펼쳐진다.
천재화가와 그들의 작품을 소재로 한 책답게 이 책에는 혜원전신첩에 실린 신윤복의 풍속화 22점과 단원풍속도첩에 수록된 10점의 오리지널 컬러 도판을 수록하고 있다. 소설가 이정명씨의 이 작품은 소위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우는 배우 문근영 주연의 드라마로 소개된다고 하니 드라마와 소설이 어떻게 다른지 미리 읽어보면 더 큰 재미가 있을 것이다.
이형열 (알라딘 서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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