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소년을 위한 인생의 비밀

2008-09-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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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보이
팀 보울러 지음| 다산책방 펴냄

자신의 틴에이저 시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틴에이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냐고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힘들 것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우리의 의식은 성숙함과 동시에 현재 당면한 것들로 점점 더 꽉꽉 채워져 가고 있기에 세대가 다른 사람들 즉 우리의 자녀나 어린 친구들의 관심사나 사고 방식을 짐작조차 못하게 되어가는 것이다. 여기에 소통의 문제가 따르고 세대간의 벽이 생기면 어느 순간부터 대화는 겉돌고, 서로의 관계는 메마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들과 부모가 함께 읽을만한 책으로 <리버 보이>를 권한다. 팀 보울러의 <리버보이>는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열다섯 살 소녀의 이별여행을 통해서, 공포와 슬픔을 동반하는 결별의 순간과 그것을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고 투명한 문체로 그린 성장소설이다. 주인공 제스는 이제 막 15세가 된 당차고 밝은 소녀. 그러나 그 찬란한 시기에 생애 처음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사랑의 보호막이자 버팀목이었던 할아버지가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후 불길한 예감은 점점 현실화 되고… 그러는 사이 가까스로 기력을 되찾은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놓았던 그들만의 여행을 떠나자고 재촉한다. 결국 그녀는 슬픔을 묻어둔 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여행길에 오르고 마침내 할아버지의 고향에서 가슴 뭉클한 이별을 준비하게 된다.


할아버지가 쓰러지고 돌아 가시기까지의 그 며칠 동안 주인공 제스는 슬픔, 분노, 좌절, 포기 등 모든 종류의 감정을 경험하고 마침내 곁에 없다고 사랑의 추억까지 희미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남긴 사랑의 추억을 토대로 또다시 탈탈 털고 일어나는 지혜를 배운다. 그것이야말로 팀 보울러가 조그만 일에도 쉽게 좌절하는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인생의 비밀’이었던 셈이다.

이형열 (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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