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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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다스리기

2008-09-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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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폐암 환자에 대해서 문의를 받은 적이 있다. 존 (가명)이란 환자는 개 훈련사로 생활도 여유 있고 보기에는 건강한 40대 후반의 유대계 남자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 폐암 3기란 진단을 받기 전 이었고 목 부위에 달걀크기의 종기가 만져져서 여러 가지 테스팅 중이었는데 암일 수도 있는 가능성 때문에 친구들이 나를 소개했다. 내가 한의사인 이유도 있지만 한의를 공부하기 전에 수년간 대체의학을 공부했고 특히 나 자신이 암 투병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그렇겠지만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일단 처음에는 무력한 기분이 든다. 현대의학으로는 암을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에서 하는 것은 수술, 약물치료, 방사선 치료, 이런 것들이고 이런 방법을 다 시도 해도 암이 완치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그것이 양방의 한계이고 나 자신도 그런 이유로 대체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당시 양방치료와 대체의학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연구를 했는데 내게 특히 영향을 준 책들은 잘 알려진 앤드루 웨일 박사의 ‘자연발생 치유’(Spontaneous Healing)와 존 리 박사의 암에 대한 책이다. 둘 다 양방 의사이고 특히 웨일은 보완 대체 의학에서 유명한 의사이다. 그리고 그 후 나는 수술은 했지만 약물치료도 방사선 치료도 받지 않았다.


존에게 암을 싸우는 방법에 대해서 몇 가지 상담을 해주었다. 우리 몸에서는 항상 세포들이 생성되고 사멸되는데 가끔 이상세포도 생겨난다. 암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이런 이상세포가 어떤 이유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죽는 대신 점점 더 악성세포로 번져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체질 개선을 위해서 채식을 권유한다. 채식은 생식으로 하지 않고 어느 정도 화식으로 해야 한다. 생식은 위장에서 소화시키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동물 지방과 설탕을 섭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동시에 필요한 것은 좋은 공기, 좋은 물인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마음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병은 마음에서 오기 때문이다. 마음이 건강해지면 몸도 건강해진다. 마음을 다스리는 대표적인 방법은 기도나 호흡요법, 요가, 태극권, 기공 등이 있다. 명상요법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특히 유도 형상요법에서는 몸 안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어떤 형상을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려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목에 종양이 있다면 초록색의 뜨거운 화산 같은 불길이 목에 들러붙어있는 암세포라는 괴물을 태워서 몸 밖으로 물로 씻겨 내 버려 치료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방법이다.

존은 암 진단이후 현재 약물치료를 한번 받았고 90% 완해(remission) 되었다. 그는 식생활도 변경시켰지만 기공, 침, 한약, 비타민, 운동, 명상, 또 유도 형상요법 등을 하고 있다. 가끔 시간을 내어서 공기 좋은 자연 속에서 밝은 햇빛을 몸 안으로 흡수하면서 눈을 감고 조용히 앉아 있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 같다. 모든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말이다.

서예지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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