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안방지기 스즈키가 방망이로 끝내줬다

2008-08-29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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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회말 결승타…A’s, 트윈스에 3대2 승

커트 키요시 스즈키. ‘미국 속 일본’ 하와이 출신의 일본계다. 야구명문인 남가주 칼스테이트풀러튼을 졸업한 스물 네살 스즈키(1983년 10월4일생)는 지난해 오클랜드 A’s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우투우타 안방지기다. 포수치고는 그저 그런 덩치(6피트/197파운드)다. 올해 연봉은 최저선인 39만5,000달러다.

그러나 A’s에선 없어선 안될 존재다. 올시즌 125경기(28일 현재)에 출장했다. 거의 개근이다. 리치 하든 등 돈 되는 투수들을 내보내고 헐값 투수들을 영입하거나 마이너 투수들을 끌어올려 마운드를 운용하는 A’s로선 홈플레이트 너머 스즈키마저 불안했다면 아메리칸리그 웨스트 디비전 3위자리 보전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스즈키는 그 자신 신인이나 다름없으면서도 몇년 지난 중고참처럼 능란하게 투수들을 리드하고 특히 공을 던지기도 전에 손이 떨리게 마련인 신인투수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진정제 역할을 곧잘 한다. 도루저지도 날카롭다.

수비전문 포수면서 공격력도 일품이다. 28일 현재 125경기 443타석에서 126안타(그중 홈런 7개, 2루타 21개, 3루타 1개)에 36볼넷에 37타점에 48득점을 올렸다. 2차례 도루까지 했다. 삼진은 62차례 먹었다. 타율 2할8푼4리로 A’s 타자 중 가장 좋다.


스즈키가 28일 밤에도 크게 한건 했다. A’s가 시애틀로 애나하임으로 미 서해안을 거의 훑은 원정 끝에 오클랜드 홈구장으로 돌아와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로 4연전 1차전을 치른 이날 밤, 2대2 동점상황에서 맞은 9회말 끝내기 2루타를 날려 3대2 승리에 ‘확인도장’을 찍었다. 장기출장으로 인한 피로씻기를 위해 스즈키는 이날 선발엔트리에서 제외돼 휴식을 취하고 있다 9회말 핀치히터로 등장, 좌중간을 꿰뚫고 펜스 부근까지 찌르는 야무진 한방으로 한참 더 이어질 뻔한 경기를 2시간37분에서 끝나게 했다.

전반기 막판부터 기록적 부진에 시달렸던 A’s는 전날 애나하임에서의 LA 에인절스전 승리에 이어 모처럼 2연승을 거뒀다. 7월 10일과 11일 이후 근 50일만에 맛본 연승이었다. 스즈키의 한방은 또 40이닝 무승피칭이란 달갑잖은 기록을 이어온 선발투수 조이 디바인에게 천신만고 끝에 시즌 4승째 승리를 안겨준 것이기도 했다. A’s는 62승72패, 트윈스는 75승59패다.

한편 28일 하루 쉬면서 원정길에 오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9일부터 31일까지 신시내티 레즈와의 3연전에 이어 9월 1일부터 3일까지 콜로라도 로키스와 3연전을 치르고 돌아온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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