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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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의 중요성

2008-08-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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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 두 나라의 상이한 두 문화 가운데 살아가는 한인 청소년들은 어려서부터 학업에 열중해야 함과 동시에 이중문화를 이해하며 살아야 하는 또 한 가지의 버거움을 덤으로 껴안고 있다. 자기들의 고유한 정체성이 무엇인지 종종 혼동하며 힘겨운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모여 한 나라가 된 미국 땅에 거주하는 모든 민족들의 부모들이 갖는 공통된 소원은 아마 자녀들이 훌륭하게 성장하여 하루빨리 미 주류사회에 합류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한국 부모가 교육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열성적임은 미국 교육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자녀를 훌륭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키워야겠다는 마음과는 달리 대부분의 이민가정은 고단한 미국 땅에서의 바쁜 생활 때문에 당장 배워야 이 땅에서 살 수 있는 영어보다는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한국어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한글 교육은 물론 한국의 얼과 고유한 전통을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각 가정에서 소홀해지기도 한다. 또 현실적으로 이민생활에 바쁜 부모가 집에서 직접 자녀들을 가르치기도 힘들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점은 각 한국학교의 교사들에게 자연스럽게 지워지게 된다.


현재 미국에는 1,000여개가 넘는 한국학교가 있고 각 학교는 대부분이 자녀를 잘 가르치고자 하는 부모들이 교사를 한다. 무보수 또는 교통비 정도의 지원을 받으며 대부분 주말에 정말 바쁜 개인생활도 포기한 채 세계적으로도 인정된 과학적인 언어인 한글과 한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으로의 정체성을 우리의 2세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한글학교의 교육이 동포 청소년들에게 이처럼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은 여러 교육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밝혀지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청소년들의 탈선과 부모와의 갈등은 도를 넘어섰다. 청소년 문제는 아마 세계 모든 나라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함께 접할 수 있는 성인문화로 인해 날이 갈수록 청소년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 학자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모국어를 가르치는 주말 한국학교에 다니고 있는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미국의 각급 학교, 특히 중고등학교에서 가장 모범적이었고 성적도 우수하다고 했다.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교사로서 어버이로서 동포 청소년들을 훈육하고 있는 한국학교 교사들이 제대로 된 동포 청소년 지킴이 한국학교 뿌리교육을 맡기 때문이다. 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은 20년 후, 또는 30년 후의 미래의 주역들이며 단순히 학생들에게 한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미국 주류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좋은 교육의 밑거름이 되어준다면 학생들은 후에 성인이 되어서도 여러분들을 자기 인생에 가장 좋은 영향을 준 선생님으로 기억해 주고 여러분들이 가르친 참된 교육의 내용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차선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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