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특급좌완 햄튼 1,087일만에 승리 피칭
2008-08-06 (수) 12:00:00
브레이브스 11 @ 4 자이언츠 애틀랜타 브레이스는 전날(4일)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했던 신참들은 한결 군기가 잡혔다. 서둘지도 않고 풀리지도 않았다. 고참들이 두세명 더 섞여뛰면서 플레이에 안정감이 실렸다. 특히 돌아온 좌완선발 마이크 햄튼(34)의 분투는 눈부셨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5일 밤 그런 브레이브스에 4대11로 대패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조에서 헤매는 자이언츠는 47승65패, 동부조에서 헤매는 브레이브스는 52승61패가 됐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햄튼의 승리피칭이었다. 2005년 8월1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승리한 이래 근 3년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부상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날 줄 몰랐던 햄튼은 7이닝동안 4안타 1볼넷 2삼진 2실점의 호투로 1,087일만에 감격적 승리맛을 봤다. 손수 2루타를 쳐 1타점까지 보탰다. 햄튼의 5일 등판은 올시즌 3번째 출격이었다. 그는 왼쪽 팔꿈치 수술을 두차례나 받는 등 부상과 부상치레 때문에 근 3년동안 마운드 출입을 못하다 지난달 26일에야 부활피칭을 시작했었다. 햄튼이 자이언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2003년 5월11일 이후 거의 5년3개월만이다. 총 25차례 출격한 자이언츠전 통산전적은 14승4패. 부상으로 은퇴기로에 섰다 다시 일어선 처지에도 자이언츠의 천적투수임을 입증한 셈이 됐다. 10.00이나 됐던 방어율은 5일 밤 호투로 대번에 6.75로 낮아졌다.
내가 겪은 모든 것, 그 모든 신체문제 이런 것들로 항상 (다시 해낼 수 있을까) 의심이 떠나지 않았지만 나는 그저 끊임없이 밀어붙여 오늘 이 정도까지 왔다. 전매특허 싱커가 살아나고 경기의 흐름을 자기페이스대로 끌고가는 노련미를 바탕으로 3년만의 승리를 거둔 햄튼은 몸서리친 과거를 회상했다. 브레이브스의 바비 칵스 감독은 햄튼을 극구 칭찬했다. 오늘 밤 그는 불독이었다. 수퍼두퍼 싱커가 줄곧 먹혔다. 정말 발군이었다. 내일 그가 아프지나 말았으면 바랄 뿐이다. 실로 오랜만에 다시 해냈다.
자이언츠 좌완선발 조나단 산체스도 출발은 좋았다. 4회까지 2안타만 내주며 볼넷 없이 5삼진을 솎아내는 등 무실점 피칭을 했다. 그러나 5회초에 와르르 무너졌다. 선두타자 매켄을 2루수쪽 내야안타로 내보내고 프랭쿠어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산체스는 프라도를 병살타로 처리, 대량실점 위기를 1점으로 선방하는 듯했다. 그러나 켈리 잔슨에게 2루타를 맞아 2사 1, 3루가 된 뒤 햄튼에게 중견수 옆으로 빠지는 깊숙한 적시 2루타를 맞더니 에스코바르에게는 좌익수쪽 2루타를 맞으며 5회에만 5안타에 3실점했다. 산체스의 5일 피칭은 5회로 끝났다(7안타 0볼넷 5 삼진 3실점). 시즌 8승8패.
자이언츠는 5회말 호세 카스티요의 내야안타로 프레드 루이스가 홈을 밟아 1점을 따라붙었으나 계속된 득점찬스에서 후속타가 없어 더 이상 추격하지 못하다 7회초에 잔슨, 에스코바르의 연속 적시타로 2점, 불펜투수 에스피넬리의 와일드피치로 또 1점을 내줬다.
자이언츠는 7회말 루이스의 홈런으로 한걸음 따라붙고 8회말 로왠드와 몰리나가 연거푸 중견수앞 적시타를 터트려 4대6까지 따라붙었으나 9회초에 브레이브스 타선에 더욱 불이 붙는 바람에 무려 5점을 덤으로 몰아줬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