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행위에 대해 업주가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최근의 케이스들이 많 다. 다음은 실제 내려진 법원 판결을 토대로 등장인물과 관련 사실을 가상으로 구성한 것이다.
일식당인 진도리 스시의 스시맨 박씨는 성격이 급한 사람이었다. 박씨는 스시바에서 술에 취해 고약하게 구는 한인 남성 고객들을 지속적으로 상대해야 했다. 매일 밤 그는 사케와 소주를 무료로 ‘서비스’해 달라는 고객들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렸고 같이 술을 마시자는 손님들의 요구를 거부했을 때 쏟아지는 욕설을 참아야 했다. 박씨는 이같은 일을 잘 참아왔지만 어느날 술에 취한 손님인 김씨가 박씨의 스시기술에 대해 모욕을 하자 분노가 폭발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박씨는 만들던 캘리포니아 롤을 김씨를 향해 던지며 소주병으로 김씨를 연달아 내리쳤다. 이 소동으로 그 손님은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한 부상을 당했다.
김씨는 스시맨 박씨와 박씨의 고용주인 진도리 스시를 상대로 공격과 폭행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박씨가 공격을 가해왔을 때 그 식당의 대리인으로서 행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박씨의 행위에 대해 진도리 식당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상황이 비디오 카메라로 찍혔기 때문에 박씨는 소송에 대응할 만한 논리가 거의 없었지만 진도리 스시의 경우는 박씨의 행위가 그의 직무의 범위와 과정 내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식당측에서 박씨의 폭력에 대한 책임을 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손님에 대한 직원의 공격은 직무 범위에서 벗어나므로 식당측은 손님의 피해에 대해 책임이 없다며 진도리 스시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1심 법원은 진도리 스시를 상대로 한 김씨의 소송에 대해서는 배심원 재판으로 넘기지도 않고 기각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상급법원은 1심 법원의 판결을 번복해 만약 배심원단이 손님 김씨에 대한 박씨의 공격이 직무와 관련된 행위의 결과로 판단할 경우 박씨의 공격행위는 직무의 범위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박씨의 공격이 박씨가 손님을 상대해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며 그같은 행위는 스시맨으로서의 직무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배심원단이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급법원은 이번 일이 스시맨으로서 박씨의 직무와 관계되어 일어난 일인지 아니면 스시맨으로서의 그의 직무와는 전혀 상관없이 발생한 것인지(즉 싸움이 개인적인 감정에 따라 일어난 일인지)에 대한 결정은 배심원단이 내려야 한다고 판시했다. 만약 박씨의 공격행위가 직무상의 행동의 일환이었다고 배심원단이 판단할 경우 진도리 스시측도 배상 책임을 면할 수가 없게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설명한 가상의 케이스는 실제 케이스인 플로레스 대 오토존 사건을 바탕으로 비슷하게 구성된 것이다. 고용주들은 이같은 케이스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 직원들의 행위로 일어나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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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