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엉뚱한 가구 배달 후 연락두절

2008-06-27 (금) 12:00:00
크게 작게

한인운영 가구점, 한인고객에 고발당해

인터넷으로 가구를 주문 제작해주는 한인 업소가 고객에게 엉뚱한 물건을 배달해놓고 연락을 끊어버려 원성을 사고 있다.

나일스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알렉스 정씨는 지난 1월 위스칸신 F가구업소에 침대와 쇼파, 식탁 등 가구 세트 일체를 주문했다. 이 업체 대표인 김모씨는 평소 머리를 깎으러 올 때마다 디자인이 뛰어나면서도 가격이 싼 인도네시아산 가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자랑했다. 3월 결혼을 앞둔 정씨는 4,500달러를 한꺼번에 지불하고 결혼식 전까지 가구를 전달받기로 했다. 그러나 배가 연착이 된다는 이유로 정씨는 결국 6월17일에야 물건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배달된 가구가 주문한 것과는 전혀 다른 상품이라는 것. 가구 도착 당시 집에 없었던 정씨는 가구 곳곳에 흠집이 나있는 것은 물론 배달 몇 시간 전에 새로 칠을 했는지 페인트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가구에 달린 가격표도 낡고 구겨져 한눈에 중고로 보였다.

정씨는 물건을 확인한 즉시 가구점에 연락해 항의했지만 “원래 그런 거니까 그냥 쓰라”는 무성의한 대답만 들었다. 그는 주문한 것과 다르고 중고처럼 보이는데다 아내가 임신해 페인트 냄새가 해롭다고 판단, 일단 다시 가져가라고 했다며 어떤 가구든 원래 오일을 바르는 거니까 창문을 열어놓고 있으면 된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씨가 더욱 황당하게 여기는 점은 배달 후 한 차례 전화를 받은 뒤 아예 연락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항의 직후부터 현재까지 김씨 부부의 연락처와 가구점 전화가 모두 정지되거나 신호음 없이 보이스메일로 넘어가고 있다. 답답한 정씨가 직접 위스칸신에 있다는 가구점 쇼룸을 찾아가봤지만 문이 잠긴 채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

예전에 가본 김씨의 자택도 방문했지만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정씨는 분명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았으나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었다며 아무래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씨는 피해 사실을 일리노이주 검찰 및 위스칸신 ‘Better Business Bureau’에 고발한 상태다.

이에 대해 가구업계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씨가 주문했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한 가구는 열대 기후에서 자란 나무를 쓰기 때문에 한랭 지역의 나무보다 재질이 무르고 쉽게 변형, 파손된다는 것이다. 조금 더 싸다는 이유로 품질이 형편없는 가구를 쓰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더 손해라는 얘기다. 또 가구점 업주 김씨가 말했다던 ‘새 가구에는 원래 오일을 바른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IF갤러리 오희영 대표는 20년 넘게 가구업체를 경영했지만 새 가구에 오일을 바른다거나 페인트 냄새가 나는 게 정상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며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업체같다고 말했다.

한편 본보는 26일 오전 현재 F가구업소 및 대표 김씨 부부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가구점 전화는 끊겼고 김씨 부부의 전화는 곧바로 보이스메일로 넘어가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봉윤식 기자 feedpump@koreatimes.com

사진: 피해자 정씨가 배달받은 문제의 가구(사진 1)와 원래 주문했던 가구.(사진 2)

6/27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