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법 상식-비만 직원에 대한 차별
2008-06-20 (금)
오늘날 사회는 날씬한 것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비만을 마치 질병이나 우둔함처럼 취급하고 있다. 날씬함에 대한 이같은 망상은 대부분이 미디어와 패션 업계, 피트니스 업계, 다이어트 업계 등이 만들어낸 것으로 이들 모두는 여성의 이상적 이미지를 영속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비만인 사람들, 특히 비만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으며 잔인하기까지 한 뚱보 관련 농담들 속에서 조롱받고 굴욕을 당하고 있다. 비만인 사람들에 대한 이같은 조롱은 보통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시작돼 평생 동안 계속된다. 그리고 비만인 사람들에 대한 차별적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날씬한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는 그들을 다르게 생각하며 무시한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비만인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장애물은 직장에서 발견된다. 연구조사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단지 비만하다는 이유로 직장 내에서 차별을 받아왔다. 비만 여성은 능력이 있더라도 직장을 구하기가 더 어렵고 매니저 직으로 승진하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다. 마크 롤링이라는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병적으로 비만인 백인 여성은 정상적인 체중의 백인 여성에 비해 연봉을 24%나 덜 받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비만 여성들은 일반 고객들과 자주 대면해야 하는 직책을 맡는 경우가 드물고 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는 일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노동법 연맹이 지난 2003년 실시한 연구조사에서는 비만인 미국인들 중 47%가 직장에서 비만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사이즈에 대한 이같은 차별의 바탕에는 비만한 사람들이 게으르다거나 느리다거나 탐욕스럽다거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서툴다거나 냄새가 난다는 등의 부정적인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 또 기업들은 의료 관련 비용 때문에 비만인 사람들의 채용을 꺼리기도 한다. 비만인 직원에 대한 의료 관련 연간 비용이 지난 2005년 한 해에만 130억달러에 달한다는 추산이다.
그런데 미시간주 및 샌프란시스코, 샌타크루즈 등 몇몇 시정부들을 제외하고는 직장내에서 비만 직원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을 채택하고 있는 곳은 없다. 인종, 성별, 나이, 민족, 또는 특정 장애 등과는 달리 비만은 타고나는 특징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보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장애인 보호를 위한 연방 장애인 차별금지법(ADA)의 경우도 비만은 보호 대상 장애로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이는 몸무게의 경우 변할 수 있고, 대부분의 경우 운동이나 적절한 식습관, 생활방식의 변화 등 개인적 노력에 의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애인 차별 금지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 심장병이나 정신병과 같은 실제 질병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비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는 이 장애인 차별 금지법에 따라 비만에 대한 차별로부터도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213)388-9891
이종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