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자이언츠
전날에 이어 또 맞으며 타이거스에 2대7 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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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도시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연일 110 안팎을 오르내리는 후끈날씨보다 더한 방망이쇼가 연이틀 벌어졌다. 17일 1차전에서 홈런 6개를 포함한 장단 15안타로 15점을 뽑아냈던 오클랜드 A’s 방망이들이 18일에는 거의 물먹은 듯 고요했다. 불은 대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방망이로 옮겨붙었다. 전날 A’s와 똑같이 15안타를 쳤다. 점수는 조금 적은 11점을 뽑았다. A’s 타선은 고작 1점을 뽑아 0패 모면에 그쳤다. 전날 D백스 타선도 1점밖에 뽑지 못했다.
하룻밤 자고나서 확 달라진 D백스 타선의 뭇매질은 오래 기다릴 것도 없이 1회말에 불을 뿜었다. 트레이시의 2타점 적시와 영의 좌월 쓰리런 홈런으로 어어 하는 사이에 5점이나 뽑아냈다. A’s 선발투수 조 블랜턴은 숨도 고르기 전에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그런 그를 3회말에는 D백스의 선발투수 댄 해런이 작살냈다. 작년까지 3년동안 A’s 마운드를 지키다 지난 겨울 더 따뜻한 남쪽도시로 둥지를 옮긴 해런은 3회말 2루타를 터뜨려 베이스 3개를 꽉 채운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해런의 올시즌 4번째 2루타. 그런데 해런을 요리하면서 위기를 벗어나려고 앞선 타자를 볼넷으로 걸려보내게 했다가 되레 해런에게 된통 당하게 되자 밥 게렌 A’s감독은 별수없이 블랜턴을 덕아웃으로 물러나게 했다. A’s의 투수코치는 3회말 그가 2루타를 치는 순간, 덕아웃에서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D백스 코칭스탭들은 마운드에서 해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별것 다한다는 표정으로 함지박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D백스의 홍두깨질은 5회말 살라자르 적시타와 드루의 2점홈런으로 3점 추가로 11대0이 된 뒤에야 잦아들었다. A’s는 7회초 포수 커트 스즈키의 좌중간 적시타로 카를로스 곤잘레스가 홈을 밟으면서 스코어보드 윗줄에 이어진 0의 행렬을 겨우 1로 바꿔놓았다.
7이닝동안 산발 4안타와 볼넷 1개로 1점만을 내주고 8명에게 삼진을 씌우며 올시즌 7번째 승리(4패)를 안은 해런은 말했다. 거 좀 이상했다. (A’s에는) 아직도 아주 가까운 친구들이 많은데. 좀 달콤하고 씁씁한 기분이었다. 내가 이기고 싶은 것이야 당연하지만, 블랜턴은 내 베스트 프렌드 중 한명인데. 경기를 하다보면 그런 것 아니겠는가. 해런의 친구 블랜턴은 해런 때문에 오금도 못펴고 3이닝만에 물러나며 시즌 10번째 패배(3승)를 당했다.
그래도 블랜턴의 속이 지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보다 더할까. 배리 지토는 이날 낮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서 또 졌다. 시즌 11번째(2승) 쓴잔이다. 그나마 2이닝(5안타 4볼넷 2삼진 5실점)밖에 버티지 못하고 조기강판. 그 바람에 뒤치다꺼리를 위해 불펜투수들이 5명이나 투입됐다.
혹시나 했던 지토가 역시나 하면서 자이언츠는 2대7로 졌다. 1회초에 줄줄이 타자주자를 내보낸 지토는 오도네스와 카브레라에게 중전적시타를 얻어맞아 자이언츠 첫 공격이 시작되기도 전에 적자 2점을 깔아놓았다. 지토는 2회초 폴랑코에게 적시 2루타, 기옌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물러났다. 자이언츠는 2회말 상대투수 갤러라가의 폭투를 틈타 뎅커가 홈을 밟았으나, 타이거스는 4회와 5회 1점씩 더 달아났다. 안타에 의한 교과서적 득점에 거듭 실패한 자이언츠는 6회말, 이번에는 3루수 기옌의 악송구에 힘입어 2번째 점수맛을 봤으나 이미 7점을 내고 틀어막기에 들어간 타이거스를 당해내지 못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