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A’s 홈런파티, D백스에 15대1 대승

2008-06-1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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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펑 펑 펑 펑 펑
자이언츠는 타이거스에 1대5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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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3연전에서 베이브리지 너머 야구사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무참한 3연패를 안긴 게 미안했던 것일까. 자이언츠가 꼭 넘어야 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오클랜드 A’s가 대신 흠씬 두들겼다, 그것도 D백스의 텃밭 피닉스에서. A’s는 17일 D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5안타로 15점이나 뽑는 100% 생산성을 과시하며 15대1로 승리했다.

이로써 A’s는 시즌 40승(39승31패)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D백스는 37승34패. A’는 아메리칸리그 웨스트 디비전 소속이고, D백스는 자이언츠와 함께 내셔널리그 웨스트 디비전에 속해 있다. 자이언츠의 올해농사 풍년을 위해서는 몇주째 디비전 선두를 치닫고 있는 D백스를 넘어야 한다.

A’s의 D백스 길들이기는 질펀한 홈런잔치였다. 1회초 무사만루에 에릭 샤베스의 유격수 앞 병살타로 1점밖에 못건지나 했던 A’s는 바비 크로스비가 2루타를 터트려 1점을 더 보탰다. 올해 11승2패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면 십중팔구 승리를 챙기며 D백스 선두질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브랜던 웹이 겨우 한숨을 돌리고 나선 2회초, A’s는 잭 커스트의 따끔한 솔로홈런으로 그의 기를 좀더 꺾었다. 3회초 다시 1점을 보탠 A’s는 커스트의 희생플라이로 한걸음 더, 샤베스의 2점홈런으로 두걸음 더 달아났다. 벌써 7대0. 그 사이에 웹은 강판당했다.


A’s의 D백스 마운드 초토화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5회초 포수 커트 스즈키의 솔로홈런으로 D백스 불펜을 더욱 바쁘게 만든 A’는 8회초 라제이 데이비스의 중견수 앞 적시타로 또 한점을 뽑아내, 5회말 겨우 1점을 쥐어짠 D백스가 추격할 엄두도 못내게 했다. 본격홈런 퍼레이드는 9회초에 펼쳐졌다. 유격수 크로스비가 좌월홈런으로 10점째 홈플레이트를 밟자 마크 엘리스가 거의 같은 코스에 3점홈런을 꽂아 13대1, 다시 데이비스 역시 그 언저리에 투런포를 퍼부으며 15대1 대승을 마무리했다. A’s의 선발투수 저스틴 둑셔러는 D백스 강타선을 맞아 8이닝동안 산발 5안타로 1점만을 내주고 6명을 삼진을 솎아내며 시즌 7승째(4패)를 거뒀다. 눈부신 피칭이었지만 무려 6발이나 터진 홈런포에 가려 화제에도 오르지 못할 정도로 이날 A’s 방망이는 뜨거웠다.

사막의 도시 피닉스에서 A’s가 자이언츠 앞길의 장애물 D백스를 무참하게 혼내주는 동안 정작 자이언츠는 홈구장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1대5로 졌다. 잘나가다 한순간 삐끗하더니 와르르 무너진 패배였다.

자이언츠의 좌완 선발투수 조나단 산체스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등을 섞어 던지며 5회까지 노히터,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다. 타이거스의 우완 선발투수 케니 로저스는 그때까지 4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볼넷이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며 역시 무실점 피칭을 했다. 그런데 6회초, 산체스가 처음 안타를 얻어맞으며 내친김에 1실점까지 했다. 산체스의 무안타 행진이 깨지면서 첫 점수가 나오자마자 6회말 로저스의 무볼넷 행진도 깨지면서 두 번째 점수가 나왔다. 1대1. 숫자만 바뀌었을 뿐 금세 균형을 찾은 스코어는 한이닝 건너 곧 무너졌다.

8회초, 투수 로저스 대신 타석에 나온 레이번이 산체스의 공을 통타,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산체스는 흔들렸다. 그랜더슨과 렌테리아에게 연속 당했다. 그제서야 브루스 보치 감독은 불펜투수를 투입했으나 때는 늦었다. 7회말 자이언츠 공격 때 산체스 타순에 대타를 기용하려 준비했다가 바로 앞에서 공격이 끊긴 뒤 보치 감독이 마음을 바꿔 산체스에게 한이닝 더 맡긴 게 결국 실패작이 됐다. 바뀐 투수를 공략해 1점을 보탠 타이거스는 9회초 다시 2점을 추가, 5대1로 승리했다. 자이언츠는 9회말 3연속 안타로 무사만루를 만들었으나 후속타는 고사하고 깊숙한 외야플라이도 나오지 않아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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