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빗물속 선제골 못지켜
2008-06-12 (목) 12:00:00
터키에 후반2골 허용하며 눈물
◇터키(1승1패) 2 - 1 스위스(2패)
알프스 이웃 오스트리아와 함께 유로2008 축구대잔치를 준비한 스위스가 16개 출전국 가운데 가장 먼저 구경꾼 신세가 됐다. 체코와의 개막전에서 져 1패를 안은 스위스는 11일 바젤에서 벌어진 A그룹 2차전 터키와의 경기에서 전반 선취골을 넣고도 후반에 두골을 내주며 1대2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스위스는 2연패가 돼 강호 포르투갈과의 마지막 3차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포르투갈과의 첫판에서 0대2로 패해 궁지에 몰렸던 터키는 스위스전 승리로 체코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8강행을 바라볼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장대비 때문에 그라운드가 질퍽질퍽, 땅볼패스는 거의다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고 멈춰서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3만여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스위스는 전반 31분 하칸 야킨이 터키 문전 한복판에서 에렌 데르디요크의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슛, 기선제압 선취골을 얻어냈다. 자칫 잔치를 열어놓고 조별리그에서 미끄러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았던 스위스에 준준결승 합류희망을 밝혀주는 골이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터키의 투지에 불만 지른 골이 됐다. 땅볼패스가 거의 안통하고 체력소모는 곱빼기인 수중전에서는 고공공격이 그나마 효과적. 양팀은 자잘한 패스웍에 의한 전술을 거의 포기하고 상대문전이 어른거리면 일단 공중볼을 띄우는 식으로 상대의 급소를 노렸다. 당장 밀어주는 패스가 목적지까지 갈지 도중에 멈춰설지도 모르는 예측불허 상황에서 우격다짐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더 재미를 본 쪽은 터키였다.
후반 12분, 스위스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날아온 볼을 세미 센투르크가 헤딩으로 동점골. 걸핏하면 멈춰서는 볼처럼 스코어보드는 이후, 양팀 선수들의 처절한 몸싸움 안간힘 공다툼 속에서도, 인저리타임에 들어설 때까지 움직일 줄 몰랐다. 1대1로 끝나는가 했던 바로 그 순간, 터키의 아르다 투란이 요동을 쳤다. 스위스 왼쪽 진영을 돌파한 뒤 안쪽으로 꺾어들더니 벼락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막판 역전골을 터뜨렸다. 무승부로 끝나더라도 다음 상대가 포르투갈인지라 걱정이 태산이었던 스위스 관중들은 투란의 반란골에 맥이 풀려버렸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