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처럼 여겨지는 “모든 아시안 학생은 모범적이고 우수하다는 이미지 공식이 현실과 큰 차이가 있어 자칫 교육정책 수립에 있어 아시안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연구결과를 토대로 입증됐다.
칼리지보드, 뉴욕대학, 케어(CARE) 리서치 그룹이 9일 발표한 공동연구 보고서는 아시안 학생에 대한 사실과 허구를 낱낱이 파헤치며 특히 교육자들은 아시안 학생들도 모든 타인종과 마찬가지로 개별 평가를 기초로 한 학습지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시안이 미국 고등교육을 잠식하고 있다? -MIT를 ‘메이드 인 타이완’으로 부르는 등 일부 대학에 아시안 학생이 집중된 것이 마치 미 고등교육계를 잠식해 나가는 것으로 잘못된 인상을 전하고 있을 뿐이다. 미 대학내 아시안 학생 증가는 타인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87년 39만명에서 2004년 110만8,693명이 등록한 아시안이나 같은 기간 흑인학생이 107만6,000명에서 216만4,683명, 히스패닉이 53만5,000명에서 180만9,593명으로 증가한 비율 곡선은 비슷하다.
전공학과 역시 아시안이 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 등 소위 ‘STEM’ 분야에 집중됐다는 속설도 잘못이다. 2003년 기준 보건과학 분야 학사학위 졸업생은 아시안이 3%로 전체(7.3%)의 절반 비율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오히려 사회과학 분야는 아시안이 26.1%로 전체(19.5%)보다 비
율이 높은 등 타 전공분야 진출 아시안이 많다는 것을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아시안은 명문 4년제 대학에 몰려있다? -미 전국에 있는 아시안 학생 1,700만명 가운데 3분의2는 200개 대학에, 4분의3은 300여개 대학에 집중돼 있다. 특히 아시안 거주 인구가 높은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은 특정지역, 특정대학에 아시안이 몰려 있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
이다. 하지만 미 전국적으로 2000년 기준 4년제 사립대학에 아시안은 10만1,751명, 4년제 공립대학에 35만4,564명,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 36만3,798명이 등록하는 등 2년제 등록자가 4년제 대학 등록자 수를 크게 앞서는 추세다.
SAT 시험 성적도 모든 아시안 학생의 성적은 상위권 집중보다는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영어권 아시안 학생의 영어시험이 2004년 기준 평균 525점인 반면, 영어와 모국어를 함께 사용하는 아시안은 516점, 모국어를 주로 사용하는 아시안은 473점을 기록, 아시안이 명문대학에만 진
학한다는 속설이 무리임을 입증했다.
■아시안은 모두 같은 민족이다? -아시안은 한국을 포함, 48개 국가와 민족으로 세분화되며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미국의 요구로 고학력자로 입국한 아시안 고급 기술자가 있는 반면, 피난민으로 미국에 입국하기도 하는 등 모든 아시안을 한 가지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 현
실이라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언어에 따른 영향도 크며 특히 한인학생 가운데 가정에서 영어만 사용하는 경우는 18.1%, 한국어만 사용하는 가정은 81.9%로 집계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내 아시안 인구의 빠른 증가와 더불어 미국민들이 아시안을 제대로 파악해야 교육정책 수립의 오류를 피할 수 있다며 아시안 학생들에 대한 보다 정확한 자료수집에 교육계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전국 위원회에는 뉴욕가정상담소 안선아 소장을 비롯, 존 리우 시의원 등도 포함돼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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