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팁’…‘불만족’여전

2008-05-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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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 받은 게 없는데”…“반말 예사”

▶ “상호 존중하는 마음 필요”

북미사회에서 전통처럼 굳어져 버린‘팁’ 문화가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종종 서비스 제공자와 받는자 사이에‘팁’ 지불을 둘러싸고 적잖은 논란으로 비화되는 일이 잦아 이에 대한 상호 이해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J모 한인 인터넷 매체 게시판을 달구고 있는 내용 중에 이사문제로 발생한‘팁’을 둘러싼 이해당사자간의 감정 섞인 논쟁의 글에 대한 일반인들의 댓글을 읽노라면 점입가경이다.
현재 1000여명의 조회수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특정 회사 실명과 특정인의 생김새까지 거론하며 감정을 풀고, 그에 맞서 재수 없게 직원들을 대했다는 반론으로 한치 양보가 없다.
꼭 이번 일만이 아니더라도 일부 한인들은 한인 식당을 이용할 때마다‘팁’과 관련해 마음이 편치 않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대체로 ‘팁’을 줄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식사주문 받고 음식 가져다 주고 나면 그만인데 무슨 서비스료를 줘야 하느냐는 볼멘 목소리다.
국어사전에 나타난 ‘팁’의 뜻은 “시중을 드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일정한 대금 이외에 더 주는 돈”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팁’은 전적으로 고객의 마음에 달렸다는 것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팁’을 주지 않을 경우 왠지 모를 껄끄러움이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다는 얘기다.
다운타운에서 한인 식당을 관리하는 J모 매니저는 “한인식당의 재정형편상 적절한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고 최소 인원으로 운영하다보니 실제로 서비스 부분에 있어서 서양식당에 뒤떨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한인식당의 불친절한 서비스는 종업원을 대하는 서양고객과 한인고객의 차이에서 일부 비롯되고 있다”고 귀띔한다.
그는 일의 귀천을 떠나서 서양고객들은 종업원을 대등한 관계로 언사를 하는데 반해, 일부 한인고객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 싶으면 반말은 예사고 마치 특권의식을 누리는 경향이 많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현상은 꼭 식당만의 일은 아니라 한인이 관계된 모든 업종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마치 먹이사슬처럼 얽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각박한 이민생활 탓일까? 상호 존중하는 문화와 여유가 한인들 사이에는 존재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마치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논쟁과 같다.
심리상담 전문가 K모씨는 “비즈니스 종사자와 고객들 모두 서로 존중하고 존귀하게 여기는 자세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팁’을 둘러싼 논쟁 이전에 먼저 서비스 종사자는 직업의식을 갖고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고객은 질 좋은 서비스에 대한 만족함을 물질로 담아 ‘팁’으로 답례하는 분위기가 가장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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