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쏙쏙 들어오는 오페라의 모든 것

2008-04-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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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
박종호 지음

최고의 전문직이라는 정신과 의사직을 그만두고 클래식 음악이 좋아서 아예 음반가게를 낸 사람이 있다. 바로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이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 박종호씨다. 사실 적잖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를 넓혔으리라. 특히 이 책 뒷부분에는 좋은 음반들을 선정해 두어서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박종호씨는 열렬한 오페라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불멸의 오페라라는 책을 내어 놓은 지가 한참 되었는데, 2권으로 되어 있고 각 권이 모두 1,000 페이지가 넘는 사전분량의 방대한 책이라 엄두도 못 내고 있던 차에 초보자를 위한 오페라 입문서를 내놓았다.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가 바로 그 책!


“오페라와 뮤지컬은 어떻게 다른가” 라는 질문에 “바로 출연자들이 마이크를 달고 있으면 뮤지컬이고, 달고 있지 않으면 오페라야. 마이크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성악적인 발성을 한다는 뜻이지. 오페라에서 하는 성악적 발성은 극장의 공간을 공명시켜서 소리를 퍼뜨리는 것이므로 마이크나 앰프 등의 전기적 장치를 사용하면 그 맛을 제대로 알 수 없지. 반면 대중 음악적인 발성을 하는 뮤지컬은 도리어 마이크를 사용해야 맛을 잘 전달시킬 수 있는 거야”라고 답변을 한다.

또 오페라의 구성을 다음과 같이 단순하게 정형화하고 있다. 처음에 테너가 소프라노에게 “사랑한다! 사랑하자!”라고 끈질기게 구애하면, 소프라노가 못 이겨 테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드디어 두 사람이 사귀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테너는 소프라노의 진심을 무시하거나 오해하고(물론 여기에는 복잡한 음모와 갈등이 그 원인으로 들어간다) 그녀를 버리게 된다.

결국 소프라노는 깊은 상처를 입고 죽게 되는데, 이런 형태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오페라의 플롯이라고 말한다. 이 두 가지만 예로 보아도 멀리만 느껴지던 오페라가 이 책 한 권으로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되니 진작 나왔어야 할 귀중한 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보너스로 입문자들이 오페라 CD, DVD를 고르거나 시청할 때 유념해야 할 점, 오페라하우스에 갈 때의 복장과 준비물까지 상세하게 소개한다. 부록에서는 지은이의 단계별 추천 목록이 각각 10편, 25편씩 실려 있다.

이형열(알라딘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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