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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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로서 필요한 덕목

2008-03-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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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권력의 기술
이상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동양의 마키아벨리! 오랫동안 유가사상에만 젖은 우리에게 한비자는 너무도 위험한 냉혈 사상가로만 여겨져 왔다. 하지만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기 전에 만난 것도 한비자였고 유비가 임종에 이르러 아들에게 꼭 익히라고 당부한 책 중 하나도 <한비자>였다. 리더십이 부재한 시대 한비자는 어떻게 읽혀야 할까? 이 책이 다루는 핵심주제다.

한비자는 약소국 한(韓)나라 왕실의 서얼 공자로서 신하이자 유세(임금 앞에서 자기의 정견을 발표하는 일)객의 처지였다. 명석한 두뇌를 지녔던 그는 군주 앞에서 일장 연설을 통해 군주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했으나 불행하게도 지독한 말더듬이였다. 그는 한나라 왕에게 자신의 부국강병책을 수없이 바쳤으나 무시당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역사를 광범위하게 섭렵한 그는 바른 말을 하는 신하가 죽임을 당하는 숱한 사례를 읽었다. 최선의 개혁안이 무시당하고 충신의 심장이 도려내어지는 역사를 그는 질리도록 읽었다.


이 때문에 그는 군주를 유일한 독자로 삼는 제왕론(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군주만이 유일한 독자로 설정되어 있다.)의 저작에 그치지 않고 자신처럼 개혁을 꿈꾸는 이들을 독자로 삼은 글들도 함께 써내려 갔다. 그 결과 <한비자>는 최고 지도자뿐 아니라 지도자가 되기 위해 묵묵히 길을 가는 이들 모두에게 현실적인 행동원리와 풍부한 영감을 안겨주는 글이 되었다.

저자는 이렇게 복합적인 한비자의 글을 통해 우리 시대에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덕목부터 지도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갖춰야 할 덕목, 최고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에 이르기까지 리더와 리더십에 관한 핵심적인 요구를 담고 있는 명제를 뽑아내 일곱 가지로 제시한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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