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어교육’特需 없다”

2008-03-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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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국은 열풍…밴쿠버는 예년 수준

▶ ‘테솔 자격증’관련 문의만 빗발

‘자사고 100개 설립’과 ‘영어몰입교육’이 ‘이명박정부’에서 추진될 것으로 보여 최근 한국사회에 영어광풍이 불어닥치고 있지만 이런 열기가 캐나다의 유학 열풍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제주도교육청은 26일 대학교수와 현직 교장 및 교사, 교육전문직 등으로 구성된 영어공교육 강화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영어 공교육 강화 대책’발표를 통해 일정을 구체화했다.
제주도 교육청은 올해 1-2학년 영어수업을 모든 학교로 확대해 실시하며 매년 영어 수업시간을 늘려나가면서 2010년에는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또한 수학, 과학 등 과목별 자격을 갖춘 원어민 교사를 채용하고, 몰입교육을 위한 교사 집중 연수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영어몰입교육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일선 교육청의 ‘영어몰입교육’을 위한 이 같은 구체적인 계획으로 현재 각 사설 영어학원은 3월 개학을 앞두고 영어 반에 등록을 하려는 학생들로 문의가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밴쿠버에서 유학원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일주일에 몇 차례씩 한국에 있는 고객들과 전화상담을 한다”면서 “한국 학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지금 한국은 영어 때문에 뒤집어졌다’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갑작스런 영어몰입교육 시행방침으로 어떻게 자녀들을 교육시켜야 하나 걱정이 많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가히 ‘영어 광풍’이라 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바람이 불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실제로 자녀들을 캐나다나 미국 등지로 유학을 보내겠다는 구체적인 움직임보다 이명박정부의 향후 시행정책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유보적 자세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Y유학센터 관계자는 “한국에서 영어몰입교육 바람이 일면서 유학문의 이메일을 지난 한 달 동안 10여건을 받았지만 이는 예년과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한국의 영어열풍이 캐나다까지 이어졌다는 특별한 조짐을 아직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K유학원 관계자는 “유학생 숫자는 예년과 비교할 때 오히려 환율 때문에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테솔자격증’을 갖고 있는 교사에게 영어교사 우선권을 주겠다는 말들이 나오면서 ‘테솔자격증’ 문의를 해오는 전화가 하루에 최고 다섯 통까지 걸려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K캐나다교육원 관계자도 “특별히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 때문에 캐나다를 찾는 유학생이 증가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오랫동안 자녀 유학을 상담해왔던 고객들이 최근 자녀유학을 결심하고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또 유학생 재등록은 오는 3월말, 신규등록은 5월말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이명박정부 영어교육정책으로 유학생이 예년에 비해 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각 교육청별로 유학생 통계가 가능한 6월에나 파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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