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야 할 카스트 제도
2008-02-09 (토)
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 김영사 펴냄
100마디 말보다 한번의 실천이 중요한 것처럼 수많은 자기계발서의 원칙이나 지침보다 한 사람의 생생한 삶의 궤적이 우리를 감동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다. 서점에 오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류의 책을 찾을 때마다 권하는 책이 있다. 바로 인도의 나렌드라 자다브가 지은 ‘신도 버린 사람들’이란 책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읽은 소감을 물어보면 한결 같다. ‘정말 좋았어요!’이고 예외는 없었다.
영어 제목은 ‘Untouchables’인데 케빈 코스트너가 나왔던 영화의 제목과 같다고 혼동하면 안된다. 이 책은 갱을 소탕하기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부여 받은 수사팀의 얘기가 아니라 살이 닿는 것조차, 같이 숨쉬는 것조차 금지된 인도의 카스트제도의 제일 밑바닥 ‘불가촉 천민(달리트)’이 주인공이다. 사실 인도에 대해서는 고작 류시화의 ‘지구별 여행자’ 정도를 통해서 조금 특이하지만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책에서 밝혀진 대로 힌두교라는 종교에서 발생하는 카스트제도의 무자비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고 이를 벗어나려는 삼대에 걸친 투쟁은 신화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 책의 저자 나렌드라 자다브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여섯 명 가운데 한명은 인도인이고 인도인 여섯 명중 한 명은 불가촉천민, 즉 달리트다. 1억7천만 명, 미국 인구의 절반 가까이 되는 수의 많은 사람들이 개 돼지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다. 불가촉 천민은 카르마(업, 운명)의 논리에 세뇌되어 살아왔다….3500년이 넘게 카스트제도로 고통받은 달리트들은 깨어나고 있다. 그들은 교육의 세력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카스트의 오랜 차별과 문맹, 가난에 맞서 싸우는 중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동정이 아니라 인권이다.”
달리트 출신으로 인도 중앙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인도 푸네 대학 총장으로 인도 대통령이 될 인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저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도 주변을 탓하고 조건을 탓하는 나 자신에게 소중한 가르침이 되고 있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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