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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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수상- 흰 구름에도 미소를 보내는 감수성

2008-01-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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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 목사 <페닌슐라 한인침례교회>

길 가의 국화꽃 한 송이를 보며 한 사람이 무심코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그 꽃에 눈길을 주며 순간 표정의 변화가 있다가 바로 현실 속에 파묻혀 버립니다. 그런데 서정주 시인의 눈에는 이 국화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 봄 내내 소쩍새가 울었나보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그토록 울어댔구나 하는 생각에 그 국화꽃 한 송이를 자못 대단한 존재인양 들여다봅니다.
풍성했던 감수성이 각박한 현실에 눌려 오그라지기 쉬운 세상에 사는 당신은 꽃 한 송이를 볼 때 어느 정도의 감수성을 되살리십니까? 그런 감수성은 어린 시절 누렸던 것이고 생존의 거친 물결 속에 이미 흘려보낸 지 오래라고 자소하며 아직 남아 있는 감수성마저 생존의 물결에 씻어버리시렵니까. 아니면 아직 남은 감수성을 바람에 펄럭이는 촛불을 양 손으로 감싸 다시 키우듯 노력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예수님의 감수성을 잠깐 보십시오. 여기 저기 먼짓길을 걸으시며 이 동네 저 동네 낯선 사람들에게 진리를 전하시는 동안 환영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 죽이려는 무리들, 눌려버리려는 경쟁자들 속에서도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들의 백합화를 보아라.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 하였느니라.”(마태복음 6:29)
솔로몬은 이스라엘 나라가 가장 부강할 때의 왕입니다. 아버지 다윗 왕이 주위 많은 나라를 정복하여 받기 시작한 조공이 해마다 넘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의 궁은 백향목으로 짓고 보좌는 상아로 만들고 정금으로 입히고 모든 식기가 다 정금이고 모든 것이 철철 넘쳐 주체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다가 지혜가 뛰어나서 멀리 시바 여왕까지 그의 지혜를 들으려고 찾아올 정도였습니다. 그런 임금님이 입는 옷이 얼마나 화려했겠습니까? 화려한 옷을 입은 솔로몬 왕이 모든 영광중에 있는 모습이 들의 백합 한 송이만 못하다고 하신 예수님의 감수성을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의 감수성은 인생을 풍성하게 살라고 조물주가 주신 귀한 선물입니다.
현실이 차갑다고 그 귀한 선물을 너무 쉽게 버리지는 않으십니까? 차가운 현실이지만 그 속에서 풍성하게 살라고 주신 값진 선물을 너무 하찮게 취급하지는 않으시는지요? 아끼십시오. 키우십시오. 당신의 풍성한 삶을 위해서 말입니다 .
꽃을 보세요. 하늘도 보십시오. 아는 분에게만 미소를 건네지 마시고 흰 구름에게도 미소를 건네십시오. 별에게도요. 물론 달에게도요. 메마른 새해가 아닌 풍성한 새해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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