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가신 일만 생겼다”

2008-01-1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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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불 이상 한국송금시 사유 설명


한인들 ‘쓸데없는 정책’ 지적, 불만 가중
“가족, 친지들에 설명해두는 것이 바람직”

올해부터 미국 등 해외 거주자가 한국에 1천달러 이상 송금할 경우 사유를 설명해야 한국에서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본보 8일자 A3면 게재>이 전해지면서 벌써부터 한인사회 여기저기서 ‘쓸데없는 정책’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돈을 받을 부모나 친지들의 불편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제한 금액이 수만달러도 아니고 ‘1천 달러’라는 사실은 매달 생활비, 또는 용돈 정도를 받는 한국의 가족들이 돈을 찾을 때마다 은행에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와 관련 한인 은행 관계자들의 의견을 요약해보면 아직까지 어떤 배경에서 이같은 정책이 불거져 나왔는지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외환 보유량이 과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기 위한 움직임’일것이라는 추측만 내놓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내 은행이나, 아니면 다른 금융기관에서 해외에서 송금한 돈을 곧바로 내주지 않고 잠시 보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는 것. 한 은행 관계자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한 후 “송금된 돈을 찾을 때 사유를 밝혀야 된다는 말은 곧 한국쪽 은행이나 중간 연결 역할을 하는 금융기관에서 돈을 잠시 보관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미국에서는 고객의 돈을 보관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점에서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라며 “어쨌든 찾는 입장에서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민현태씨는 “물론 은행에서, 또는 전화로 사유를 설명하면 돈을 내준다고는 하지만 자칫 노인들의 경우 ‘내 설명이 불충분하지는 않을까’ 불필요한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기존에는 현금카드로 바로 돈을 꺼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전화, 또는 영업점 방문이라는 불편이 가중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들은 “이제 곧 음력설 송금 시즌이 시작되면 한국에 돈을 보내는 한인들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 정책이 아직까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한국에 전화를 걸어 바뀐 사항을 미리 이해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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