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지갑을 열게 하나
2008-01-12 (토)
경제학 콘서트
팀 하포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새해에는 재미있는 경제 지식에서 시작해보자. 스타벅스에서 파는 그란데 카푸치노 한잔 값은 3.75달러다.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다. 일반인들은 그만한 원가가 들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스타벅스 커피의 원가는 한 잔에 1달러 남짓이다.
그렇다고 스타벅스가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제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바로 건물 주인이다. 대부분의 스타벅스 매장은 아침마다 수십만 명이 지나다니는 지하철 근처라든지 쇼핑몰에 위치하기 때문에 많은 커피를 팔 수 있다.
스타벅스의 커피값이 비싼 것은 뛰어난 직원이나 맛 때문이 아니다. 오로지 사람이 많이 다니는 위치 때문이다. 그럼 그런 위치는 누가 만들었을까? 스타벅스가 사람이 몰리도록 만든 것도 아니다. 스타벅스가 진짜로 고객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면 굳이 번화가에 비싼 임대료를 내고 자리 잡을 필요가 없다. 골목길 안쪽에 숨어 있어도 사람들이 찾아가야 진짜 매력이 있는 집이다.
IBM의 저가 레이저 프린터 모델 ‘레이저라이트 E’는 고급 모델인 ‘레이저 라이터’와 똑같은 부품으로 만들어졌음이 밝혀졌다. 단, 싼 모델에는 속도를 늦춰주는 칩이 추가로 설치돼 있을 뿐이다. IBM은 프린터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 같은 설계로 대량 생산한 뒤 서로 다른 가격에 팔았다. 사람들이 비싼 프린터를 사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책은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경제 원리를 쉽게 알려주는 동시에 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주는 경제학 안내서다. 스타벅스 커피나 수퍼마켓, 교통체증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사례를 통해 희소성, 내부정보, 효율성, 시장의 힘, 게임 이론 같은 경제학의 중요 내용을 쉽고 자세하게 알려준다. 본문에서는 재미있는 일러스트를 적절히 활용하여 지루할 틈 없이 유쾌하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했다.
이형열(알라딘서점 대표)
www.Aladdin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