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본지 한국 대선후보 교민 지지도 전화인터뷰조사

2007-12-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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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밴쿠버선 65%’ …관심없다‘51%’

▶ 교민“투표권 없어 무관심하다”응답

나흘 앞으로 다가온 제 17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본보는 밴쿠버 지역 한인들을 대상으로 지지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지지하는 후보가 없거나 정치 자체에 관심 없다는 태도를 보여 가히 정치실종시대를 실감케 했다.
일반적으로 정치 관련 여론 조사에서 응답률이 20% 미만으로 나오는 성향이 밴쿠버 한인 사회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됐지만 이번 설문의 경우 상당수가 지지 후보가 없는 이유로 “투표권 부재“를 꼽아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전 자체에 대한 무관심보다는 국민으로서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교민 사회의 특수성을 반영했다.
3가지 질문으로 이뤄진 설문에서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중 지지하는 후보가 있냐는 첫 번째 물음에 전체 응답자중 51.7%가 지원하는 후보가 없거나 선거에 관심이 없다고 대답했는데 그 이유로 “투표권이 없어서“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정치를 잘 몰라서“와 “관심이 없어서“가 그 다음을 이었다.
투표권이 없어서 관심이 없다는 30대 남성은 “한국 여권을 가진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방문하는 모국에서의 대우는 마치 ‘조국을 버린 배신자’를 대하는 듯 해 타의에 의해 밀려나고 있는 느낌“이라고 응답했다. 또 50대 여성은 “모두 혐오하기 때문에 누가 되던 마찬가지“고 무관심을 표현했다.
지지하는 후보가 있다고 대답한 사람 중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가장 많은 31.6%의 득표를 얻었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1명이 선택해 9.2%를 차지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5%, 그리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지지하는 후보가 있다고 대답한 58명 중 2명이 선호했다.
두 번째 질문인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는 공약이나 정책보다는 후보 개인에 대한 이미지와 학연, 지연 그리고 특정 종교를 그 지지이유로 꼽는 응답자가 30%를 넘어 밴쿠버 교민사회에서도 본국의 대선 정국 설문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억나는 공약이 있냐는 마지막 질문에 40%가 안 되는 수가 통일, 경제 등 포괄적인 이미지를 떠올렸고 개성공단과 대운하 등 구체적인 공약을 기억한 응답자는 극히 드물어 정책선거가 부각될 새 없이 인물 중심의 선거 판세가 굳어졌음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 설문에 참여했던 50대 주부는 “신문이나 TV를 통해 후보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밖에 없는 데 언론에서 공약을 보도하지 않으니 우리처럼 외국에 나와 사는 사람들은 알고 싶어도 접할 수 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무응답자를 제외한 후보별 지지도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65.5%로 단연 선두를 지켰으며 정동영 후보는 19.0%, 이회창 후보는 10.3%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밴쿠버한인회가 2007년 발간한 한인록(39호)에서 무작위 추출한 한인가정 120가구에 전화로 실시했으며 일부 응답 층에 편중되는 걸 피하기 위해 평일 점심과 저녁 시간에 나누어 조사했다. 후보와 공약간 관계를 알기 위해 후보 이름과 대표 공약을 제시하지 않고 비보조인지도를 측정했으며 본 조사는 신뢰도 95% 기준 오차범위 +-5% 미만이다. /이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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