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혼을 가진 존재

2007-11-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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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농부가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그는 많지 않지만 자기 산과 농토에서 욕심 없이 농사일을 즐겁게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는 어느날 우연히 지나가던 돌팔이 수도승을 만나게 되었다. 그 수도승으로 부터 농부는 제일 값진 보석인 다아아몬드를 캐게 되면 땀을 흘리며 힘들게 농사를 짓지 않아도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 후 농부는 갑자기 농사짓기가 싫어졌다. 전에는 별로 힘들지 않던 일이 하기 싫어지니까 힘만 들었지 능률도 오르지 않았다.
농부는 곰곰히 생각한 끝에 두더지처럼 땅만 파고 살 것이 아니라 다이아몬드를 찾아나서는 게 훨씬 낫다고 결론짓고는 가진 농토를 다 팔았다. 가진 땅을 다 팔고 나니 수중에 제법 돈이 들어왔다. 그 돈으로 농부는 다이아몬드 광산을 찾아서 세상을 두루 다녔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촌뜨기 농부에게 다이아몬드 광산을 가르쳐 준다면서 수없이 사기를 쳤다. 그는 숱한 광산을 찾아다니며 파고 파보았으나 끝내 다이아몬드는 나오지 않았다.
농부는 마침내 거지가 되어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빈털터리가 되어서 고향으로 가는 배를 타려다가 우연히 고향친구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는 농부에게 이런 얘기를 해 주었다. 다이아몬드를 캐기 위해서 농부가 팔고 간 농토를 산 사람이 농부의 땅인 골짜기를 지나가다 무엇인가 번쩍거리는 것을 줍게 되었는데 그 돌맹이가 바로 다이아몬드 원석이었다고. 이 농부로부터 산 그 땅이 거대한 다이아몬드 광산이었다는 얘기를 들은 농부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비탄하며 바다에 투신자살을 하고 말았다.
이 얘기는 템플대학교를 세운 콘웰의 자서전에 실려 있는 얘기다. 콘웰의 얘기는 세상을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간의 행복이나 최고의 좋은 것은 결코 산너머 저쪽에 있는 것이 아닌 바로 우리생활 속에 있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우화이다.
인간의 본성은 내 생활 속에서 감사하고 고마워할 거리를 찾으려 들지 않고 남의 삶과 비교해서 자기의 행과 불행을 가늠하고 열등감을 갖는다. 남은 저렇게 돈을 잘 벌고 돈이 많은데, 남은 저렇게 능력이 많은데, 남은 저렇게 미인인데, 남의 남편과 자식은 저렇게 출세를 하는데 등등. 이런 부러움이 자기의 삶을 동요케 하고 암울하게 하는 요소들이 된다.
우리는 함께 거리를 걸어가면서도 거리의 한 장면을 본 사람과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 또 보긴 보았는데도 본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들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깨우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심리에서 일까, 많은 감사거리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불만과 불평이 앞서 감사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런 심사는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우치지 못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감사의 달이다. 자신의 삶 속에서 조용히 감사거리를 하나 하나 찾아 내 감사해 보자. 아침엔 새로운 시간을 주심에, 일터에 가면서는 움직이는 기쁨에, 일하면서 비판이나 압력을 받을 때는 도전을 주심에, 점심에는 대화할 수 있는 동료 있음에 감사하자.
사람은 감사할 줄 아는데서 영혼을 가진 존재임이 확인 되고, 감사하는 마음은 사람을 사람의 위치에 있게 하는 길이 된다. 또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을 부르는 일이다.

김영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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