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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여학생들 ‘복싱 바람’

2007-11-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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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여학생들 ‘복싱 바람’

권투가 한인 여학생들의 새로운 스포츠 문화로 서서히 각광받고 있다. 권투의 매력에 흠뻑 빠져 지내는 지나현(오른쪽부터), 임도혜, 샌드라 신, 조정은 양이 김진주 체육관장과 함께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학생에게도 운동은 역시 권투가 ‘짱’이에요!”

뉴욕 한인 여학생들의 스포츠 문화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남학생 스포츠로 인식되어 온 권투를 배우겠다며 여학생들이 서슴없이 권투장갑을 끼고 하나 둘씩 사각의 링으로 모여들고 있는 것.

살을 빼려고 온갖 운동을 다해봤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샌드라 신(16·프랜시스 루이스 11학년)양은 권투를 시작한지 8개월 만에 20파운드를 훌쩍 뺐다. 앞으로 50파운드 추가 감량이 목표라고. 권투를 배운지 1년 만에 ‘줄넘기 대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임도혜(13·미국명 미셸·플러싱 크리스찬 스쿨 7학년)양은 “예전에는 부모님이 불러도 움직이기 싫어 행동이 굼떴던 반면, 지금은 마구 뛰어다닐 정도로 활동성이 늘었다”며 30파운드 감량 목표를 향해 맹훈련 중이다.


지나현(17·브루클린텍 12학년)양은 권투에 입문한지 불과 3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남학생들조차 상대하기 무서울 만큼 힘 있는 스파팅으로 권투계 새 유망주로 떠올랐다. 언젠가 아마추어 권투대회에도 꼭 출전하고 싶다고. 이외 조정은(14·미국명 헬렌·베이사이드 고교 9학년)은 테니스 선수를 꿈꾸며 팔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 권투 훈련을 하고 있는 케이스다.
그렇다고 여학생들이 단순히 다이어트나 예쁜 근육을 만들려고 권투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부모의 잔소리와 학업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짜릿함도 청소년들의 발걸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다.

플러싱에서 K2 권투도장을 운영하는 김진주 체육관장은 “최근 늘어나는 청소년 비만뿐만 아니라 사춘기의 특징인 분노조절 치료를 목적으로 부모 손에 이끌려 권투를 배우러 오는 학생들이 많다”며 “예전에는 주먹부터 날리던 아이들이 생각하며 즐기는 스포츠인 권투를 통해 참을성을 길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창 권투의 매력에 푹빠진 한인 여학생들은 “권투를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신기한 듯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하면 할수록 더욱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권투의 최고 매력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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